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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부활 조짐, 송인준의 '토종펀드' IMMPE 마법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3-18 15: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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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사모펀드 ‘미다스의 손’으로 떠오른 송인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의 마법이 대한전선에도 통하고 있는 것일까?

대한전선이 부활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대한전선은 자본잠식 사유가 해소되면서 관리종목에서 벗어났다.

송 대표는 IMMPE를 통해 대한전선을 인수한지 6개월도 채 안돼 1조 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본 것으로 관측된다.

송 대표는 회계사 출신으로 기업가치를 키우는 데 주력하면서도 긴 호흡을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 대한전선, 부활의 날개 펴나

대한전선 주가는 18일 전일보다 29.98%(895원) 오른 3880원에 장을 마감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한전선은 17일 한국거래소가 자본잠식 사유가 해소돼 관리종목 지정을 해제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주가가 급등했다.

  대한전선 부활 조짐, 송인준의 '토종펀드' IMMPE 마법  
▲ 최진용 대한전선 사장.
대한전선은 지난해 9월 IMMPE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지난해 12월8일 감자로 중단됐던 주식거래가 재개할 당시 주가는 1840원대에 머물렀다.

IMMPE는 대한전선에 3천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71.5%를 확보했다. 경영권을 손에 넣은 뒤 6개월도 채 안돼 IMMPE는 현 주가 수준으로 이미 1조 원을 훌쩍 넘는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전선은 1955년 설립돼 1990년대까지 국내 전선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우량기업이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들어 무리한 사업확장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12년 2월 채권은행 자율협약에 따른 공동관리에 들어갔다. 대한전선은 그동안 3차례에 걸쳐 감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수차례 매각 시도 끝에 IMMPE의 품에 안기면서 경영정상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실적도 개선됐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887억 원, 영업이익 280억원을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0.5% 증가해 6년 만에 최고다.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581억 원으로 전년 2210억 원에서 대폭 줄었다.

대한전선은 최근 해외수주가 늘어나면서 올해 당기순이익에서도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 5200만 달러(약 630억 원) 규모의 380kV급 초고압케이블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대한전선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중동 최대 전력전시회 ‘MEE(Middle East Electricity) 2016’에 참가해 주력인 400kV 이상급 초고압케이블을 대거 선보였다. 저유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중동지역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 송인준,  떠오르는 '미다스의 손'

송인준 IMMPE 대표는 지난해 대한전선 경영권을 인수한 뒤 신입사원을 제외한 대한전선 임직원 755명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보통주 798만9천 주 규모였다. 당시 행사가격은 500원, 주식평가액은 주당 406원이었다.

통상 인수합병이 추진되는 경우 해당 기업의 직원들은 사모펀드 손에 넘어가는 것을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사모펀드는 이른바 ‘먹튀’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대한전선 부활 조짐, 송인준의 '토종펀드' IMMPE 마법  
▲ 송인준 IMM프라이빗에쿼티 대표.
그런 점에서 IMMPE의 스톡옵션 부여는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스톡옵션 행사가격과 현재 주가수준과 비교하면 이미 7배가 넘는 수익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전선 직원들은 스톡옵션을 3년이 지난 2018년 11월5일 이후에나 행사할 수 있다.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보유하게 되면 그만큼 회사 가치를 키우는 데 힘을 쏟게 된다. IMMPE 입장에서도 대한전선의 기업가치가 커져 주가가 오르면 향후 재매각에 나서더라도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송 대표가 ‘인수-기업가치 증대-재매각’의 사이클을 긴 호흡으로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국내 사모펀드업계에서 회계사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IMMPE 임직원 19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회계사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회계사로 아서앤더슨회계법인, 한국종합금융 등에서 일하면서 M&A업계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2000년 투자자문사 타임앤컴퍼니로 창업에 나서 이듬해인 2001년 IMM파트너스를 설립했다.

그리고 약 15년 만에 총 운용자산 3조 원에 이르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로 키워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와 함께 토종 3대 사모펀드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IMMPE는 지난해 태림포장산업과 대한전선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송 대표는 11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된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 현황과 발전방향: 10년의 회고' 콘퍼런스에서 “사모펀드는 태생적으로 기업가치 증대에 유리하다"며 "투자수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은 사모펀드나 투자회사 임직원들에게 모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모펀드가 투자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 산업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며 “산업이 일시적으로 침체되면 시간을 갖고 이를 만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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