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가 중고거래서비스를 도입해 온라인몰 활성화와 오프라인 매장 집객력 강화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황 대표는 최근 젊은 세대에서 중고거래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롯데하이마트의 고객층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롯데하이마트 중고거래 도입 서둘러, 황영근 젊은층 잡기

▲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롯데하이마트는 7일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10월부터 서비스하기 위해 이용약관을 변경하는 등 준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품목에 제한없이 회원들이 중고거래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수익성 창출이라기보다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트마켓에 판매자가 물건을 등록하면 전국 440여 개 롯데하이마트 매장이나 온라인을 통한 중고거래를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의 개정된 이용약관을 살펴보면 회원으로부터 거래대금을 받아 보관했다가 회원 상호의 승인이 있을 때 상대방에게 거래대금을 지급하는 ‘안전결제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중고거래시장은 최근 급격히 커지고 있다. 국내 중고거래시장 규모는 2008년 4조 원에서 현재 20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롯데쇼핑은 올해 초 회원 수가 2300만여 명에 이르는 ‘중고나라’에 300억 원을 투자했고 현대백화점은 ‘번개장터’와 손을 잡고 스니커즈 리셀 전문매장을 선보이는 등 중고거래 플랫폼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올해 6월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가 1536만 명에 이르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높은 온라인 트래픽을 발생시킬 수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황 대표도 하트마켓을 통해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의 방문자 수 증가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고거래에 참여하려면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에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회원 수가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중고거래를 이용하기 위해 온라인몰에 방문한 손님이 롯데하이마트에서 물건을 사게 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 대표는 이커머스시장이 커짐에 따라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중고거래 서비스가 이에 힘을 더해줄 수 있는 것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 매출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49% 늘었으며 2021년에도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 대표는 중고거래 서비스를 통해 오프라인 집객력을 높이는 방안도 찾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전국 440개 오프라인 매장에 중고거래 고객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안전한 장소에서 오프라인 거래를 하고 싶어 하는 고객을 위해 공간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 고객들을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롯데하이마트는 거래 당사자인 회원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만나 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하트테이블’서비스, 거래 당사자인 회원이 대면하지 않고 거래할 수 있도록 회사가 상품을 보관, 전달하는 ‘하트박스’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황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력이 점차 떨어지자 2020년부터 오프라인 점포를 체험형 매장인 ‘메가스토어’로 전환하는 등 고객들을 매장에 불러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메가스토어는 고급 가전 체험공간과 휴식공간 등을 따로 마련한 대규모 매장이다.

또 롯데칠성음료와 손잡고 메가스토어 압구정점에 와인을 파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더 젊은 매장으로 조성해 젊은 고객층을 끌어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중고거래의 60% 이상은 20~30대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중고거래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면 젊은 고객들을 롯데하이마트로 끌어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회원으로부터 거래대상 상품의 배송 또는 설치를 요청 받았을 때 설치기사가 회원이 지정한 장소에 방문해 상품을 수거하고 지정한 장소에 설치하는 유상서비스도 도입하겠다”며 “향후에는 중고폰이나 중고차 검수서비스 등도 운영하기 위해 이에 맞게 이용약관을 9월7일자로 개정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