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금융권의 성과주의 도입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권의 경쟁을 활성화하는 성과를 냈지만 가계부채 관리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많이 안고 있다.
◆ ‘경쟁 전도사’ 임종룡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위원장은 지난 1년 동안 금융권의 제도와 관행 개편에 힘을 쏟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임 위원장은 지난해 3월16일 취임했다.
임 위원장은 최근 정례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들이 좋은 상품과 높은 수익률을 위해 경쟁하고 혁신해야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키울 수 있다”며 “핀테크와 해외진출 등 시장과 경쟁의 외연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지난 1년 동안 금융위에서 추진한 정책방향과 맥을 함께 한다. 임 위원장은 여러 제도를 도입해 금융환경을 크게 바꾸는 방식으로 금융회사들의 경쟁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했다.
최근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은행과 증권사 간 경쟁을 불러왔다. 소비자는 은행이나 증권사의 계좌 1개를 통해 여러 금융상품을 관리할 수 있다. 주거래계좌 변경의 편의성을 높인 계좌이동제를 통해 자동이체계좌를 바꾼 소비자도 200만 명을 돌파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자율화와 표준약관 폐지에 따라 다양한 구성과 가격대의 상품으로 경쟁하게 됐다.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이 도입되면서 자동차보험을 필두로 온라인 보험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출범할 경우 ‘임종룡식 경쟁 촉진’의 화룡점정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지난해 비대면 실명확인을 확대했다. 그 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23년 만에 신규 은행사업자 예비인가를 내줬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해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노리고 있다. 다른 은행,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은 중금리의 신용대출시장에 앞서 뛰어들고 IT회사와 손잡는 등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거시적 과제 해결에 고전
임 위원장이 세부적인 제도 개편에 치중해 거시적인 과제 해결에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위원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취임한 뒤 대면한 금융권의 문제를 아직 다 풀지 못했다”며 “나중에 다 풀고 나면 몇 점인지 점수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총액은 지난해 3월 1002조9천억 원에서 12월 1207조 원으로 증가했다. 임 위원장의 재임기간에 가계부채가 20% 이상 늘어났다. 임 위원장은 안심전환대출 출시와 대출심사기준 강화를 주도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지 못했다.
임 위원장이 지난해 추진하던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도 은행권의 반대로 무산됐다. 임 위원장은 대신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확대개편해 구조조정 업무를 맡겼다. 그러나 유암코는 최근에야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 위원장이 은행권의 성과주의 도입에 주력하고 있는 점지만 갈등의 불씨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대부분 호봉제의 비율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데 임 위원장은 은행권의 비효율 개선을 목적으로 성과연봉제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노동조합은 “노사가 자율로 결정해야 할 임금체계를 금융위에서 강제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관치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임 위원장은 노사갈등을 정면 돌파하는 ‘거친 개혁’ 방침을 내세우고 있어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