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는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등 핵심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 또다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호텔롯데의 지분 99.28%는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 등 일본 자본이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의 현재 신 회장의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한 지배력은 약할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해 국내자금을 끌어들여 일본계 지분 비율을 낮춘 뒤 호텔롯데를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쪼개 투자부문을 롯데지주와 합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신 회장은 2017년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를 분할, 흡수합병해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롯데지주는 신 회장이 지분 13%를 직접 들고 있고 한국 롯데의 계열사 지분을 합치면 지분율이 41.7%에 이른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체제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롯데지주는 2020년 말 롯데칠성음료에서 보유한 42만110주(414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롯데칠성음료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면서 지분율을 2019년 26.54%에서 41.25%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롯데푸드 등의 지분도 꾸준히 늘리며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모두 호텔롯데를 상장한 뒤 롯데지주에 편입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최수연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롯데그룹은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 등 그룹 지배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은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재 기준으로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일정 확정과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와 관계 정립 등이 과제로 남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호텔롯데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기업공개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호텔롯데의 2020년 매출은 3조8445억 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고 영업손실 4976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올해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실적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는 비우호적 영업환경 지속으로 실적회복과 기업공개 재개가 쉽지 않다”며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종단계인 롯데지주-호텔롯데 통합지주회사의 형성 가능성도 당분간은 낮다”고 말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미완의 지주사체제를 완성한다는 원칙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현재 호텔과 면세점사업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