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현대오일뱅크 상장 주관사단에 다시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앞서 2018년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추진할 당시 대표주관사를 맡은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 상장 삼수,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주관 다시 한번

▲ NH투자증권(위쪽)과 하나금융투자 로고.


14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전 상장주관사 계약이 종료된 데 따라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장주관사를 재선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에 도전하는 것은 2012년과 201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8월 초까지 제안서를 받고 이후 절차를 거쳐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게 된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입찰제안요청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오일뱅크 기업가치가 8조 원 이상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증권사들 사이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당시 8조1천억 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전에 현대오일뱅크 상장 대표주관사를 맡았던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주관사단에 다시 합류할지 관심이 몰린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처음으로 상장을 추진하면서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와 함께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2012년 4월 상장예비심사까지 신청했지만 업황 악화로 적정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나오면서 상장을 자진철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8년 상장을 재추진하는 과정에서는 공동주관사였던 하나금융투자 지위를 대표주관사로 올렸다. 기존 대표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과 다른 공동주관사들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했다.

2018년 7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한국거래소 승인을 받으면서 증시 입성을 눈앞에 뒀지만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를 받으면서 상장이 지연됐다.

이후 2019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에 지분 19.9%를 약 1조8천억 원에 넘기는 상장 전 지분투자로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상장이 결국 무산됐다. 상장주관사 인력들도 모두 철수했고 주관사 계약도 종료됐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장기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어급 기업인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의미있는 트랙레코드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아쉽게 놓친 셈이다.

다만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상장 주관사단에 다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두 회사가 2018년 상장작업을 수행했음에도 보수를 받지 못한 만큼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이러한 노력이 일부 반영될 수 있다는 시선도 일각에서 나온다.

NH투자증권은 기업공개시장에서 전통적 강자로 꼽힌다. 2019년 상장주관실적 순위 1위였고 2020년에도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 자문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현대중공업그룹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도 현대건설기계 등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에 주관사나 인수단으로 참여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에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에너지솔루션의 공동주관사를 맡아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또 조직개편에서 지난해 IPO실을 사업단으로 승격한 뒤 올해에는 IPO3실을 신설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