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과 BGF리테일이 해외 편의점사업의 첫 격전지로 몽골을 선택했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은 ‘마스터프랜차이즈’ 운영방식으로 몽골에서 성과를 거둔 뒤 동남아시아 등으로 해외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GS리테일 BGF리테일 몽골에서 격돌, 해외진출 성패 가를 시험대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3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가 몽골 파트너 숀콜라이그룹과 손잡고 현지에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 몽골 편의점 1위인 BGF리테일 CU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CU는 2018년 몽골에 진출해 현재 110여 개 매장으로 편의점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올해 5월 뒤늦게 몽골에 GS25 매장을 열었고 현재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모두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몽골에 진출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가맹사업자가 현지기업과 계약을 맺고 이들에 가맹사업 운영권 판매를 위탁하는 방식이다. 로열티(수수료)를 고정하지 않고 매출에 연동해 수수료를 받는 사업모델이다.

현지 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에 가맹점 모집 등이 수월할 뿐만 아니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해외진출 방식이다.

GS리테일은 몽골 재계 2위인 숀콜라이그룹과, BGF리테일은 몽골 기업 센트럴익스프레스CVS와 손을 잡았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첫 해외 격전지가 몽골이 된 것은 편의점사업을 확대하기 유리한 지역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몽골은 인구의 절반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거주하고 있다. 인구가 밀집돼 있는 만큼 물류 전개가 쉬워 편의점망을 효율적으로 갖출 수 있다.

몽골 편의점시장은 성장가능성도 크다. 

몽골의 2019년 기준 경제성장률은 5.1%이며 구매평가(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2309달러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몽골은 전체 인구의 68%가 35세 이하의 젊은 국가로 편의점의 주요 고객층인 20~30대 비중이 높다. 최근에는 한류가 빠르게 대중화돼 한국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 때문에 몽골에서 후발주자인 GS리테일은 한류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GS25의 몽골 지점 개점에 맞춰 몽골 NTV 방송에서 GS25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가 방영됐는데 드라마 시청률 3위를 보이는 등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 몽골 재계 2위인 숀콜라이그룹이 GS25 편의점 운영을 맡은 만큼 가맹점 확대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숀콜라이그룹은 몽골 내 주류, 음료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어 상품 구매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GS리테일 BGF리테일 몽골에서 격돌, 해외진출 성패 가를 시험대

▲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이사.


GS리테일 관계자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은 현지기업의 자본력이나 사업역량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2025년까지 500개 지점까지 출점한다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몽골에서 사업을 먼저 시작한 만큼 현지화된 자체브랜드(PB)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CU가 내놓은 GET커피(즉석원두커피), 델라페(파우치음료), 블링피치(화장품) 등은 몽골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춘 브랜드다.

최근 BGF리테일은 2016년 국내에서 출시했다가 단종된 GET카페라떼 캔을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몽골 현지고객들의 기호에 맞게 우유와 설탕 함유량을 늘려 몽골 수출용 상품으로 재출시하기도 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이 몽골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의 운영이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이를 동남아시아 편의점시장 공략에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BGF리테일은 5월 말레이시아 진출을 시작으로 아세안지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GS리테일은 현재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 몽골 외에 말레이시아 등 다른 동남아시아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은 5월28일 GS리테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가맹사업이란 특성상 우수한 현지파트너가 필요하다"며 "좋은 파트너가 있으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