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1-06-01 1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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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을 투입해 항암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1일 HK이노엔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뒤를 이을 제품으로 항암치료제를 꼽고 있다.
▲ 강석희 HK이노엔 대표이사.
HK이노엔이 국립암센터로부터 항암 임상데이터를 확보하고 임상성공률이 높은 세포유전자치료제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은 앞선 5월26일 국림암센터와 항암 임상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립암센터의 암 빅데이터 플랫폼 ‘CONNECT’를 통해 유방암, 갑상샘암, 난소암, 폐암 등 모두 10종의 임상 데이터를 받아 연구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 타깃 환자 분류, 체내 지표(바이오마커) 개발, 임상시험 실시기관 선정 및 대상자 모집 등 임상개발 전략수립에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CONNECT는 국립암센터 등 11개 헬스케어 플랫폼 센터에서 생산한 암 임상데이터들을 한 데 모은 다기관 임상 라이브러리 플랫폼이다. 2019년부터 국립암센터와 서울대병원, 가천대길병원, 건양대병원, 아주대병원 등을 찾은 암 발병 환자들의 임상데이터들이 한 데 모아져 있다.
HK이노엔은 임상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택적 RET 저해제 계열 표적항암 종양치료제 후보물질인 IN-A013과 차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저해제 계열 표적항암 후보물질인 IN-A008을 우선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선택적 RET 저해제 계열 표적항암는 체내 신호전달 물질인 인산화효소 중 RET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켰거나 다른 유전자와 결합해 암이 생긴 경우 이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하는 원리다.
차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저해제 계열 표적항암은 EGFR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해 종양세포의 증식 및 전이를 억제하고 세포사멸을 촉진시킨다.
HK이노엔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항암치료제 연구의 정확도와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앞서 2월에는 신약 개발 전문회사 보로노이에서 항암 신약 후보물질 VRN061782를 도입하기도 했다.
후보물질인 VRN061782은 선택적 RET 저해제 계열 항암 신약으로 암이 발생했을 때 RET유전자를 억제해 치료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HK이노엔은 선택적 RET 저해제 계열 항암시장 규모가 2026년 약 2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이밖에 후보물질인 IN-B005, IN-A003, IN-A005 등도 항암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항암치료제 후보물질 IN-A013은 전임상 시험(동물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항암치료제 후보물질은 기초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1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코스닥 상장으로 얻게 될 자금은 신약 연구개발(R&D)과 파이프라인 확보에 투입된다”며 “항암치료제를 케이캡의 다음 후보로 생각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2021년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이 6.53%로 HK이노엔의 전문의약품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HK이노엔은 5월 초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마쳤다. 상장예비심사는 코스닥 패스트트랙으로 30일 이내 심사 완료되기 때문에 6월 중순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심사에서 통과된 뒤 6개월 안으로 상장절차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HK이노엔이 2021년 안에는 코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HK이노엔이 새 먹거리로 꼽은 세포유전자치료제도 항암제가 대부분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환자의 세포를 치료에 맞게 개량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제를 말한다. 환자 자신의 세포유전자를 활용하기 때문에 '맞춤형 치료제'로 불린다.
송근석 HK이노엔 연구개발(R&D) 총괄 전무는 1월에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혈액암과 고형암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다”며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을 혁신플랫폼으로 운영해 글로벌 바이오헬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은 세포유전자치료제로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폐암 등의 고형암이나 혈액암 치료제를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이를 위해 2020년 경기도 하남에 세포유전자치료제 전용 연구개발(R&D)·생산시설을 구축했고 전문 인력도 채용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HK이노엔이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로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이유로 높은 임상 성공확률과 시장 성장성을 꼽는다.
생명공학산업협회(BIO)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분석한 임상 성공확률을 보면 임상1상부터 승인까지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가 17.3%로 가장 높았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시장이 2019년 273만 달러에서 매해 53.9%씩 성장해 2028년에는 83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을 개발하고 상업화에 성공한 경험을 발판 삼아 혁신 신약,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세포유전자치료제사업도 가속해 K-바이오를 이끄는 글로벌 바이오헬스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