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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진검승부를 선택했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의 임시주주총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신 전 부회장이 임시주총 표대결에서 승리하면 롯데그룹의 리더가 하루 아침에 바뀌게 된다.
신 전 부회장은 과연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임시주총 표대결에 나서는 것일까?
롯데그룹은 다시 한번 완승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 롯데그룹, 리더 바뀔 수 있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12일 롯데홀딩스의 임시주주총회를 요구하며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롯데홀딩스 임원진에 대해 해임안을 놓고 표대결을 선택했다.
이번 임시주총은 롯데그룹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나 마찬가지다.롯데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져 있지만 크게 보면 롯데홀딩스가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대부분 호텔롯데가 직간접적으로 거느리고 있는데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종업원지주회’의 선택이 승부를 결정하게 된다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투자회사 LSI 10.7%, 임원지주회 6.0%, 신동주 전 부회장1.6%, 신동빈 회장1.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0.4%, 롯데재단 0.2%로 구성돼 있다.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이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을 합해도 30% 정도의 의결권만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국영방송 NHK는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임원 선임에 필요한 과반수에 미달한다”며 “롯데홀딩스 경영진의 해임은 종업원지주회의 결정에 달렸다”고 보도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8월17일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한차 례 표 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사외이사 선임 건과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켜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완승을 거두었다.
롯데는 이날 “지난해 8월 임시주총 때와 마찬가지로 신 전 부회장의 우호지분이 과반을 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자신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일본 롯데홀딩스의 약 60%의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는 확인서를 11월 말 한국 롯데그룹에 보내왔다”고 밝혔다.
◆ 신동주, 승산있나
신동주 전 부회장이 임시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이기려면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신 전 부회장은 1월6일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주주의 지지를 얻어 경영에 복귀하고 싶다”며 “광윤사와 종업원지주회 등이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을 합치면 50%가 넘기 때문에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을 해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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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해 11월5일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하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휠체어를 끌고 있다. |
신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지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한 것도 종업원지주회 마음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를 움직이겠다는 뜻이다. 신 총괄회장은 창업자로서 롯데홀딩스 종업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세운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 전 부회장이 종업원지주회와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소송을 통해 얻어낸 롯데쇼핑 회계자료 등을 활용하면 신동빈 회장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이 이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무질서한 확대나 쓸모없는 규모의 추구는 하지 않겠다”며 “특히 오랜 세월에 걸쳐 적자를 내고 있는 중국사업 등에 대해서는 전면재검토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의도를 짐작하게 한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에 대한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는 확고하다”며 “분란을 일으키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일각에서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에게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으로 분할하는 쪽으로 화해를 모색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은 “내가 일본 비즈니스를 맡고 신동빈 회장은 한국 비즈니스를 키우는 예전 상태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