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이사가 콘텐츠 제작사업에서 유통 등 이종산업의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연합전선 구축으로 넷플릭스 등 글로벌기업들과 비교해 약한 콘텐츠 제작 투자부분의 자금력을 강화하고 자체제작 콘텐츠의 분야와 형식 등에서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이사.
9일 KT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기획과 제작뿐 아니라 투자부분에서부터 KT 그룹의 자체적 재원 투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 기업들과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공동투자와 사업 시너지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KT스튜디오지니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굉장히 다양한 산업분야 기업들이 콘텐츠 영역에 관심과 투자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기존에도 KT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라이브커머스 등 분야에서 다른 기업과 협업해왔는데 이 외에도 여러 기업과 여러가지 방향에서 콘텐츠부문 협업을 구체화해가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KT스튜디오지니가 첫 번째로 밝힌 협업 파트너는 신세계그룹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신세계그룹의 콘텐츠사업 자회사 마인드마크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드라마 제작부분 협업에 더해 콘텐츠의 국내와 해외유통, 투자사업 등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KT스튜디오지니 앞으로 신세계그룹과 콘텐츠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것을 포함한 다방면의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T는 올해 1월 콘텐츠 전문 법인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하면서 자체제작 콘텐츠로 글로벌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놓았다.
KT의 미디어플랫폼을 이용하는 1200만 명의 가입자 기반과 콘텐츠사업 투자 의지 등을 들어 글로벌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KT 콘텐츠사업을 짊어진 윤 대표가 놓인 현실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콘텐츠 제작시장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기업의 침투로 갈수록 제작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콘텐츠 투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승부를 볼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넷플릭스는 매출액의 70~80%를 콘텐츠 개발에 다시 투자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데 2021년에는 한국 콘텐츠 제작에만 약 5500억 원을 투입한다.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돼 큰 인기를 모은 한국 드라마 ‘킹덤’ 시리즈(6편) 같은 작품을 15개도 넘게 제작할 수 있는 규모다. 넷플릭스는 2020년 9월 한국에 콘텐츠 개발을 위한 법인 ‘넷플릭스엔터테인먼트’도 세워 다양한 장르의 한국 콘텐츠를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한국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시장 진출을 확정지은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애플 역시 대규모 자금을 들여 자체 한국 콘텐츠를 제작하고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 CJENM 등 한국 사업자들도 살아남기 위해 콘텐츠 투자 경쟁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2025년까지 자체제작 콘텐츠에 1조 원을 투입한다. 티빙을 운영하는 CJENM도 올해부터 3년 동안 콘텐츠 제작에 최소 4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투자규모를 떠나 콘텐츠 사업 역량과 경험 등을 비춰볼 때 콘텐츠 제작시장에서 어디 하나 만만한 기업이 없다.
윤 대표는 국내와 해외외 다양한 콘텐츠 및 플랫폼 제작사들과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KT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KT 콘텐츠사업의 덩치와 경쟁력을 효율적, 효과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윤 대표는 이날 신세계그룹 마인드마크와 전략적 협업계획을 밝히면서 “점차 치열해지는 콘텐츠시장과 제작현실에서 KT스튜디오지니와 마인드마크의 협력은 수준 높은 콘텐츠를 위한 더 과감한 투자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두 기업 모두 그룹 차원에서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의 중요성에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토대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KT그룹에서 대표적 ‘콘텐츠 전문가’로 불린다.
윤 대표는 2001년부터 KT의 유료방송사업 계열사 KT스카이라이프와 KT 본사의 미디어본부, KT의 콘텐츠제작부문 계열사 스카이TV 등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아왔다.
KT는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2023년까지 한 작품당 50억~500억 원에 이르는 규모의 자체제작 콘텐츠를 100개 가까이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3년 동안 콘텐츠 제작에 최대 약 5천억 원 규모를 투자하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