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오너3세 최성환 사업총괄을 중심으로 한 경영체제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의 아들인 최성환 사업총괄은 올해 들어 SK그룹 지주회사 SK 주식은 팔면서 그동안 지분이 전혀 없었던 SK네트웍스 주식은 사들였다.
최 사업총괄은 SK매직, SK렌터카 등 렌털사업영역을 비롯한 신사업분야에서 투자, 인수합병 등 회사의 미래와 관련한 굵직한 사안들을 진두지휘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최신원 회장의 2회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22일부터 매주 최소 1차례 횡령 혐의와 관련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최신원 회장이 재판에서 어떤 결과를 받아들던 SK네트웍스로 경영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신원 회장의 나이가 적지 않아 이미 경영승계 작업이 진행되던 중이었던 데다 재판에 넘겨진 혐의 자체가 회삿돈을 사적으로 쓴 데 있다.
SK네트웍스 주주들은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최신원 회장의 해임안을 올리지 않은 회사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회사가 오너 리스크로 부담을 떠안은 만큼 최성환 사업총괄은 SK네트웍스 이사회 합류도 미루며 표면상 경영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다만 SK네트웍스 지분을 확보하고 회사의 인수합병, 투자 등을 비롯한 신사업 추진분야를 총괄하면서 내부에서 3세경영체제를 확립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성환 사업총괄은 올해 2월 초까지만 해도 SK네트웍스 지분이 전혀 없었다. 대신 지주사 SK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SK는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다.
최 사업총괄은 2월 초에도 SK 주식을 매수했는데 2월17일
최신원 회장이 결국 구속된 뒤에는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최 사업총괄은 한 달 조금 넘는 기간에 세 차례에 걸쳐 SK네트웍스 지분을 매수했고 SK와 국민연금에 이어 SK네트웍스 3대주주(1.59%)에 올라섰다.
최 사업총괄이 그룹 지주회사 SK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까지 SK네트웍스 주식을 사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영 지배력 확보 차원 외에도 대내외적으로 SK네트웍스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SK네트웍스의 사옥 이전도 이런 변화의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주목받고 있다.
최신원 회장제체이던 명동시대를 마무리하고 분위기를 쇄신해 최성환 사업총괄체제의 ‘청계천시대’을 연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시선들이 SK네트웍스 안팎에서 나온다.
SK네트웍스는 사옥 이전을 계기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추진하는 등 시대변화에 맞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세우고 SK매직, SK렌터카 등 핵심 자회사들과 SK네트웍스의 통합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종로구 청계천 삼일빌딩으로 사옥 이전을 마무리했다. SK네트웍스는 새로운 사옥에 기존 따로 따로 흩어져 있던 자회사 SK매직과 SK렌터카를 불러모았다.
SK네트웍스는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SK매직, SK렌터카를 한 공간 아래 두고 통합적으로 관리하면서 더욱 본격적으로 사업 성장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방향성을 볼 때 신성장추진본부를 산하에 두고 회사의 투자관리, 인수합병 등 관련 업무를 지휘하고 있는 최성환 사업총괄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사옥 이전과 통합으로 핵심 자회사들과 통합경영에서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신원 회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SK매직과 SK렌터카를 중심으로 한 렌털사업은 이제 궤도에 올라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는 단계다.
SK네트웍스의 렌털사업은 2020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SK네트웍스 실적에서 기여도를 키워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2020년 SK매직과 SK렌터카의 성장에 힘입어 전체 매출이 2019년보다 18%가량 줄어든 가운데서도 영업이익은 13% 증가했다.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SK네트웍스는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미래 가치가 있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사옥에서 소통과 협업구조 강화를 통해 조직운영 시너지를 높여 홈케어와 모빌리티 렌털사업을 축으로 한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최성환 사업총괄은 2009년 SKC에 과장으로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시작한 뒤 SKC 전략기획실 차장, 지주회사 SK BM혁신실 상무, 글로벌사업개발실장 등을 거쳤다.
2019년 1월 SK네트웍스로 자리를 옮겨 미래 성장전략 전반을 책임지는 기획실장을 맡았다.
그 뒤 2019년 3월 SK매직 기타비상무이사, 2020년 3월 SK렌터카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라 SK네트웍스와 SK매직, SK렌터카 등 세 회사의 사업 시너지, 통합적 사업전략 구상에 힘을 실으면서 후계자로 입지를 다져왔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