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그동안 높은 부채비율 때문에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쉽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2016년 연결기준 부채비율 1178.15%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 BBB+를 받아 채권 발행 때 5% 가까운 금리를 내야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이번에 3조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에서 구주주와 일반공모 각각 104.85%, 518%에 달하는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한 만큼 자본시장에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모은 자금이 자본으로 유입되면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지난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화물사업에 집중해 성과를 내면서 부채비율을 크게 떨어뜨렸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660.64%를 나타내고 있다. 2019년보다 210%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항공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에서 신용등급이 오르게 되면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으로 차환을 진행해 이자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얻게 된 3조3159억 원 가운데 1조5천억 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 1조8159억 원의 자금은 올해 4~12월 채무상환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대한항공의 공모채는 4850억 원, 사모채가 3천만 달러(340억 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이 올해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되면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금융비용을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차환이 대한항공의 자금운용 측면에서 효과적 방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대한항공이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고 재무구조도 안정적으로 맞춰가고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대한항공으로서는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흐름에 맞춰 회사채 발행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회사채 발행과 관련해 구체적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유상증자에 성공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회사채 발행과 관련해 말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