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오너일가 박철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의 금호리조트 인수에 반대했다.
박 상무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금호리조트 인수는 금호석유화학과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도 없다”며 “회사의 투자결정은 기존 사업과 연속성을 유지하며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호석유화학은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과 함께 2554억 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 종속회사인 금호리조트의 지분 100%를 취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박 상무는 “금호리조트는 부채비율이 400%에 이른다”며 “이번 인수는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다”고 비판했다.
지난 1월 금호석유화학에 전달한 주주제안의 목적과 취지도 설명했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주주제안을 요청했다”며 “주주제안이 기업가치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도 높이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임원을 10년 동안 지내며 현장에서 체험한 시장 이해도를 바탕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과 토론을 거친 뒤 주주제안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표준에 맞는 거버넌스체계 구축 및 이해관계자와 소통 확대 △장기적 관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전략 수립과 위기관리체계 구축을 금호석유화학의 성장전략으로 들었다.
이런 전략에 기반을 두고 금호석유화학의 체질을 개선해 2025년 시가총액 2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날 장 마감가격 기준으로 금호석유화학 시가총액은 4조9779억 원이다. 5년 뒤 기업가치를 5배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박 상무는 “이번 주주제안은 회사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임원으로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당한 주주제안이다”며 “회사의 최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주주제안을 성실하게 검토해 정확하고 투명하게 주주들과 소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글로벌 사업환경 속에서 미래 성장경영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고자 주주제안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금호석유화학의 특별관계자 지분을 살펴보면 박 상무가 이날 기준으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회장이 6.69%를 보유한 3대주주,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17%를 보유한 2대주주다.
박 상무는 지난 1월 금호석유화학에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 강화를 포함한 주주제안서를 보낸 데 이어 2월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신청을 냈다.
재계는 이를 3월 열리는 금호석유화학의 2020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박 상무는 보통주 1주당 1만1천 원, 우선주 1주당 1만1100원의 현금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석유화학은 2019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500원, 우선주 1주당 1550원을 배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