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안 대표는 설 연휴를 금태섭 전 의원과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을 위한 TV토론 준비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9일 실무협의를 통해 단일화 경선 전에 두 차례 TV토론을 벌일기로 합의했다.
첫 번째 TV토론은 15일 ‘문재인 정부 4년간의 평가와 대안’이란 주제로 진행되며 그로부터 열흘 뒤인 25일에는 ‘서울시 비전과 정책’에 관한 TV토론이 이뤄진다.
애초 양 쪽은 TV토론 시기와 횟수를 놓고 다소 의견 차이를 보이기도 했지만 큰 잡음 없이 비교적 순조롭게 합의에 이르렀다.
하지만 전반적 선거 분위기는 안 대표가 지난해 말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며 정국을 이끌어 나갈 때와 사뭇 달라졌다.
당시엔 아직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모두 중량감 있는 후보군이 추려지지도 않았다. '무주공산'에서 안 대표에게 관심이 쏠렸고 초기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후보들 진용을 갖추면서 안 대표의 독주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다.
무엇보다 여론조사 흐름이 좋지 않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비록 오차범위 안이지만 여당 후보에 밀리는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안 대표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양자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안 대표는 36.3%, 박 전 장관은 38.9%를 얻었다. 안 대표 대신 나경원 전 의원이 박 전 장관과 맞붙게 되면 나 전 의원 34%, 박 전 장관 39.7%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YTN과 TBS의 의뢰를 받아 7~8일 이틀 동안 18세 이상 서울시민 10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뢰수준은 표본오차 95%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더구나 갈수록 선거판이 안 대표에게 유리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많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양당이 지닌 조직력이 점차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당의 후보들은 각각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최종후보가 선출될 터인데 컨벤션효과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대표도 제3지대 단일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치적 체급이 떨어지는 금 전 의원과 벌이는 일이라 여론의 주목을 받기는 힘들다.
국민의힘과 벌일 후보 단일화도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쪽은 내년 대선을 생각해 후보 자리를 양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의 지지도가 안 대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본선 경쟁력도 엇비슷하기에 어느 쪽도 쉽게 물러날 수 없는 형편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KBS 심야토론에서 “과거 우리나라 선거의 단일화 과정을 보면 큰 당에 뿌리를 내린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는 게 상례”라며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TV토론도 안 대표에게 위험요인으로 꼽고 있다. 정치여정에서 TV토론에서 득점보다는 실점할 때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2017년 대선 TV토론회에서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제가 갑철수입니까” 등의 발언으로 희화화된 적이 있다.
열린민주당 서울시장후보로 확정된 김진애 의원은 1월6일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안 대표의 높은 지지율을 두고 “토론회 한 번 하면 가라앉을 신기루”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안 대표가 TV토론회에서 만나게 되는 금태섭 전 의원이나 앞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 등은 모두 만만치 않은 토론상대이다.
특히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된다면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은 박영선 전 장관은 매우 위협적 상대라고 할 수 있다. 국회의원 시절 저격수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논리 싸움에 능하다. 방송기자와 앵커 경력에 당 대변인까지 지냈다. 박 전 장관의 언변을 두고 부족하다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