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호주 프랠류드사업 재개로 올해 실적 회복에 힘을 받게 됐다. 이 사업 중단으로 가스공사는 지난해 실적에 발목이 잡혔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이 가스공사의 새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사업도 본격화하고 있어 새해부터 실적 개선의 파란불을 켜고 있다.
13일 가스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호주 프렐류드사업이 재개됨에 따라 올해 가스공사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에너지시황 분석기관인 오일프라이스는 영국 현지시각으로 11일 여러 매체의 보도를 인용하며 다국적 정유회사 '쉘'이 호주 프랠류드사업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가동을 멈춘 지 11개월 만이다.
호주 프랠류드사업은 호주 북서부 바다 위에 플랜트시설을 띄워 해저에 묻힌 액화천연가스(LNG)를 채굴하는 사업으로 규모가 축구장 5배에 이른다.
가스공사는 2012년 15억 달러를 투입해 쉘이 진행하는 프랠류드사업 지분 10%를 취득했다.
호주 프랠류드사업은 2019년 5월 상업운전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2월 1년도 지나지 않아 설비 문제로 가동을 멈췄다.
이 때문에 가스공사는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호주 프랠류드사업에서만 영업손실 839억 원, 순손실 1354억 원을 봤다.
지난해 가스공사의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던 호주 프랠류드사업이 올들어 재개되면서 가스공사는 올해 해외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 사장이 해외사업을 재편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가스공사는 올해 해외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 사장은 지난해 8월 열린 가스공사 창림 37주년 기념식에서 "신규 우량자산 인수로 해외자산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저렴한 천연가스 도입을 위한 해외 프로젝트 사업 재편으로 경제성도 높이겠다“며 ”궁극적으로 천연가스 도입단가를 낮춰 국민 복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가 수준을 기준으로 모든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마케팅 경쟁력이 확보되는 사업은 더욱 키워나가고 그렇지 못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스공사의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준 국제유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가 하락하면 가스공사가 판매하는 액화천연가스의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가스공사의 매출도 줄어들게 된다.
유가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한때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해 12월부터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2일 기준으로 53달러까지 올랐으며 브렌트유도 56달러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던 호주 GLNG사업과 미얀마사업 등에서도 올해는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 사장이 가스공사의 새 먹거리로 추진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은 액화천연가스를 선박용 연료로 주입하거나 충전하는 것을 말한다 .
채 사장은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따라 액화천연가스가 기존의 벙커씨유 등을 대체할 선박연료로 떠오르자 지난해부터 벙커링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최근 액화천연가스 탱크로리를 이용해 선박에 바로 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액화천연가스 탱크로리는 그동안 지상에 있는 천연가스 탱크에 가스를 옮기는 용도로 사용됐다”며 “탱크로리를 이용해 선박에 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스공사는 배에서 배로 액화천연가스를 바로 공급할 수 있도록 벙커링 전용선박도 건조하고 있다.
가스공사가 민간기업들과 꾸린 컨소시엄은 지난해 9월 액화천연가스 벙커링 전용선박을 만드는 정부 사업에 최종적으로 선정되면서 벙커링선박 건조에 착수했다. 2022년 하반기에 LNG벙커링 전용선박 도입을 목표로 추진된다.
가스공사는 액화천연가스의 벙커링방식을 다양화해 2030년까지 벙커링사업의 매출을 연간 1조 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채 사장은 4일 내놓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1년은 미래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포부를 내놓으며 가스공사의 새로운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을 꼽았다.
채 사장은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사업과 냉열사업, 해외 GTP(Gas to Power Project)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신규수익 창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