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낸드 시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평택사업장 2공장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낸드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2021년 공격적 증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낸드 경쟁사들의 투자는 상대적으로 위축돼 향후 삼성전자의 낸드 점유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23일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낸드 시설투자 규모는 2020년보다 4.9% 증가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가 낸드 시설투자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115억 달러를 낸드 시설투자에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97억 달러보다 18.6% 늘어난 것이다.
반면 2021년 키옥시아,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의 낸드 시설투자 규모는 2020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키옥시아는 50억 달러, 마이크론·SK하이닉스는 38억 달러 수준으로 세 회사를 합해야 삼성전자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낸드 시설투자에 공격적인 데 비해 나머지 업체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021년 낸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쟁사를 따돌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21년 낸드 투자를 상대적으로 공격적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견제가 목적”이라고 바라봤다.
마이크론은 최근 176단 낸드 개발을 발표해 공정 개발능력이 높아졌고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해 낸드사업 체력을 강화했다.
2분기 삼성전자의 낸드시장 점유율은 31.4%로 D램 점유율(43.5%)과 격차가 크다. 더욱이 2분기 점유율이 1분기(33.1%)보다 하락하는 등 낸드 시장 경쟁이 심화할 조짐이 나타난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시장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며 “2022년 상반기에 적극적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 2021년 시설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낸드 선두업체인 삼성전자가 점유율 하락에 대응해 2021년까지 적지 않은 규모의 투자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낸드 수요는 모바일용 제품을 중심으로 2021년부터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는 수요 회복시기에 공격적 증설에 나서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도 선제적 투자로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10월말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가격탄력성이 높은 낸드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경기 회복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인프라투자로 공급능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경쟁자들은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마이크론은 최근 개발한 176단 제품 양산과 수율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말까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대금을 1차 납부해야 해 투자여력이 많지 않다.
키옥시아는 10월로 예정됐던 상장을 연기한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과 함께 욧카이치 신규공장 투자를 진행하지만 추가적 투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욧카이치 공장은 공격적 투자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시안 공장과 평택 공장에서 낸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시안 공장 투자규모는 80억 달러, 평택 공장은 8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특히 평택 공장에서는 160단 이상 초고적층 7세대 V낸드 제품을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