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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 재연임 임박, '9년 경영' 비전으로 무얼 내걸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9-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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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3기 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윤 회장 1기와 2기가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단단히 다져 외풍을 차단하고 ‘인수합병’과 ‘해외사업’이라는 두 가지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과정이었다면 3기에는 새로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24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종규</a> KB금융 회장 재연임 임박, '9년 경영' 비전으로 무얼 내걸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16일 KB금융지주가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최종후보자군 4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한다. 추천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은 후보가 회장 최종후보자로 확정된다.

이변이 없는 한 윤종규 회장의 재연임이 확실시된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물론 유일한 외부 출신 후보인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역시 연륜이나 경험, 경영능력 등에서 윤 회장과 견주기엔 부족하다는 시선이 많다.

윤 회장이 재연임에 성공하면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네 번째다.

그동안 KB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인사가 되풀이됐다. 윤 회장이 내부출신으로 회장에 오르고 연임에 성공한 것부터가 안정적 지배구조 정착의 첫 걸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윤 회장은 지난 6년 동안 KB손해보험(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하고 KB증권(현대증권)과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KB금융그룹의 외형을 완성했다.

3기의 과제는 리딩뱅크 탈환,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확대한 해외사업의 정착,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안정적 통합과 정상화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회장이 순이익 1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품고 있긴 하지만 신한금융지주와 10년 넘게 리딩뱅크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신한과 KB의 순이익 경쟁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KB금융지주는 2017년 9년 만에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순이익 기준 1위를 차지했으나 2018년에는 순이익 1위를 다시 내줬다. 2019년에도 신한금융지주의 우위가 이어졌다.

2020년에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KB금융지주는 2020년 2분기에 깜짝실적을 내며 순이익 1위를 차지했는데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 올해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9월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순이익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가 최근 몇 년 사이 인수합병 등을 통해 동남아 등에서 해외사업을 숨 가쁘게 확대한 만큼 인수한 기업이 하루빨리 KB라는 이름 아래 안착하고 성과도 거둬야 하는 과제 역시 남아있다.

윤 회장으로선 3년 뒤 후계자를 비롯해 성공적 세대교체를 위한 고민도 깊을 것을 보인다. 당장 윤 회장의 재연임이 확정되면 KB금융지주 안팎의 관심은 계열사 대표이사의 교체폭에 급속히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윤종규’로 손꼽히는 허인 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이동철 사장 등이 앞으로 3년 동안 윤 회장의 뒤를 이끌 만한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특히 오랜 기간 외풍에 시달린 KB금융지주로선 내부 출신 가운데 다음 회장후보를 잘 키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칫 윤 회장의 존재감과 카리스마에 가려져 다음 회장후보들의 존재감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6년 동안 꾸준히 악화된 노사관계 회복 역시 윤 회장에게 남은 과제로 보인다.

윤 회장이 KB금융지주를 맡아 6년 동안 이끄는 동안 KB국민은행을 비롯해 KB금융그룹을 끌어올렸다는 점은 매우 높게 평가받지만 내부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과정에서 힘에 부친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윤 회장이 과거 연임을 거듭하면서 회장 자리를 오랜 기간 지켰던 인물들과 다르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도 벌써 주목된다.

라응찬 전 회장과 김승유 전 회장은 ‘왕회장’으로 불릴 정도로 오랜 기간 은행장과 회장을 지냈는데 떠나는 뒷모습이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

라 전 회장은 10년 가까이, 김 전 회장은 7년 가까이 지주 회장 자리를 지켰다. 이들이 금융지주 출범 전 8년 동안 은행장을 지냈다는 점을 볼 때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1인자 자리를 지킨 셈이다.

라 전 회장과 김 전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인수합병에서 성과를 내며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라 전 회장은 굿모닝증권, 조흥은행, LG카드 등의 인수합병을 통해 신한금융의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김 전 회장도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대한투자증권, 외환은행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렸다.

그러나 장기집권을 하면서 전횡을 휘둘렀다는 비판도 커졌고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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