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마이데이터’사업을 새 수익원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권 사장은 2년 전부터 빅데이터 분석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는데 계열사 시너지를 앞세운 대형증권사들과 경쟁을 앞두고 있다.
5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마이데이터사업을 위한 예비허가 사전신청을 마치고 예비허가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예비허가 사전신청은 금감원이 정식 예비허가를 접수받기 전에 허가요건 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먼저 허가 심사를 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데이터3법이 5일부터 시행되면서 마이데이터라는 새 시장이 열렸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은행,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거래 등 금융정보를 모두 통합해 재무현황 분석, 금융상품 자문, 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투자자 성향, 자산규모 등을 고려한 투자자문 등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 초기에 마이데이터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빅데이터 분석역량이 마이데이터 시장을 공략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권 사장이 2년 전부터 한화투자증권의 빅데이터 분석역량을 높여왔던 점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
권 사장은 2018년 7월 100억 원을 들여 빅데이터 분석 자회사인 '데이터 애널리틱스랩'을 세웠다. 빅데이터와 관련해 하나의 부서가 아니라 독립 자회사를 세운 것은 한화투자증권이 증권사 가운데 처음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데이터 애널리틱스랩’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수집한 정보와 소비자의 카드·통신 이용내역 등을 분석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비대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권 사장은 데이터 애널리틱스랩을 주춧돌로 삼아 데이터 분석·서비스기업인 해빗팩토리, 세종대학교 등과 빅데이터 기술 개발을 위해 손잡으면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11월 NHN페이코에서 내놓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페이코 마이데이터’에도 참여한 것도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대형증권사들도 마이데이터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은 고객별 투자종목 추천 등을 통해 자산관리(WM)부문과도 연계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KB증권, NH투자증권 등 금융지주 계열사 증권사들은 자금력과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앞세워 마이데이터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다양한 업권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도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 측면에서 금융지주보다 불리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금감원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사전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준비상황, 금융회사·빅테크·핀테크 기업 사이 균형, 사업계획 타당성, 물적요건 등을 고려해 허가를 내준다.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받기까지 최소 3개월(예비허가 2개월, 본허가 1개월)이 걸리고 금감원은 1번에 최대 20개 기업의 허가심사를 진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