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 인수전이 시작을 앞둔 가운데 인수후보들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대우증권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
|
|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의 패키지매각 예비입찰을 11월2일에 마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43%)과 산은자산운용(100%)의 최대주주다.
산업은행은 8일 홈페이지에 금융자회사 매각공고를 내고 대우증권 매각절차에 본격 돌입한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의 장부가치는 1조7758억 원이다. 산업은행은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산은자산운용을 더해 대우증권의 매각가격 하한선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후보가 늘어날 경우 매각가격이 최대 3조 원까지 오를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6월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4조3049억 원을 보유한 업계 2위 증권사다. 증권업을 강화하려는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이 탐을 내고 있다.
KB금융은 5일 이사회 설명회를 열어 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KB금융은 인수자문사로 모건스탠리와 KB투자증권을 선정하고 대우증권 인수에 본격 뛰어들었다.
KB금융의 자회사인 KB투자증권은 6월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6098억 원대의 중소형 증권사다. KB금융이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해 KB투자증권과 합병한다면 자기자본 5조 원대의 업계 1위 증권사를 거느리게 된다. 전체 자산에서도 KB금융은 신한금융을 앞지르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1조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우리사주청약을 끝낸 데 이어 11월 4~5일 동안 전체 주식의 86%를 차지하는 일반사주청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대우증권 인수전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캐피탈이 2천억 원 규모의 여신전문금융채권을 발행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는 등 지주사 차원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
|
|
▲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
미래에셋증권은 유상증자가 끝나면 자기자본 3조7천억 원의 업계 3위권 증권사로 발돋움한다. 여기에 대우증권까지 인수해 합병하면 자기자본만 약 8조 원대에 육박하는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신한금융과 ‘리딩뱅크’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며 미래에셋증권도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기 위해선 대형 인수합병이 꼭 필요하다”며 “KB금융과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전에 가장 열의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도 대우증권 인수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한투금융과 신한금융은 업계 4~5위권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계열사로 각각 두고 있다.
중국 시틱금융지주는 대우증권을 인수해 한국 증권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틱금융지주는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중신증권의 고위 간부들은 최근 내부자거래 혐의로 중국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시틱금융지주가 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