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0-05-28 13: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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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마스크형 공기청정기가 27일 국립전파연구원 전파 적합성 평가를 통과했다. <국립전파연구원 홈페이지>
LG전자가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를 개발한다.
미세먼지로 공기 질이 좋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친 만큼 맑은 공기를 바라는 소비자들을 만족할 제품이 나올지 주목된다.
28일 국립전파연구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LG전자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모델이름 AP300AWFA)가 27일 전파 적합성 평가를 통과했다. 전파 적합성 평가는 방송통신기자재를 제조 또는 판매하거나 수입해야 할 때 거쳐야 하는 절차다.
이번 제품은 LG전자 최초의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다.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는 말 그대로 사용자가 마스크처럼 착용하는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말한다. 해외에서는 스마트마스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능이나 사양에 따라 10만~30만 원대 가격이 매겨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스크형 공기청정기 형태는 대체로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사용자가 얼굴에 걸치는 부분에 필터와 배터리, 공기 순환용 팬 등을 모두 탑재하는 일체형이다. 미국 스타트업 'AO에어'가 만든 ‘아트모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제품은 귀에 고정하는 쪽에 실린 팬으로 공기를 정화해 얼굴 쪽으로 공급한다.
다른 하나는 얼굴의 마스크 부분과 공기를 정화하는 부분을 따로 두는 형태다.
국내 중소기업 ‘에어돔’이 만든 같은 이름의 제품은 공기정화부를 목걸이처럼 건 뒤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기정화부와 마스크를 호스로 연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에어돔은 이 제품을 ‘웨어러블(입는) 마스크’로 소개했다.
LG전자가 기존에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를 내놓은 사례가 없는 만큼 새 제품이 어떤 형태로 나올지는 아직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LG전자가 지난해부터 휴대용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미니’를 내놓으며 휴대성을 강조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착용과 휴대가 간편한 마스크 일체형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퓨리케어 미니의 무게는 생수 한 병 정도인 530g에 불과하다. 하지만 제품 성능을 보면 초미세먼지 제거능력, 최대 8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 30dB 수준 저소음 등 여러 장점을 갖췄다. 또 내부 필터는 2천 시간가량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마스크형 공기청정기에서 퓨리케어 미니의 이런 장점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무게를 줄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퓨리케어 미니는 들고 다니거나 한 장소에 두고 사용할 수 있지만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는 계속 착용해야 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국내에서 공기 질과 관련한 소비자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를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국내에서는 미세먼지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지난해 10월7일 tbs라디오 ‘김지윤의 이브닝쇼’에 출연해 “미세먼지가 가장 나쁜 100대 도시 중 44개가 한국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은 2019년 11월 발간한 ‘고령화와 초미세먼지 건강영향’ 보고서를 통해 “2019년 3월1일~7일 서울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한 권고기준보다 최대 5배 이상 높았다”며 “대기 중 초미세먼지는 세계 사망원인에서 고혈압과 흡연 등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순위”라고 지적했다.
올해는 미세먼지에 더해 코로나19 바이러스까지 퍼져 바깥 공기를 그대로 들이마시기가 꺼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휴대하면서,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에 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 AO에어 마스크형 공기청정기 '아트모스'. < AO에어 >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2016년 100만 대에서 2019년 400만 대로 확대됐다. 특히 2019년에는 휴대용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150만 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신성장가전에서 창의적 제품들을 지속해서 창조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위생에 관한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LG전자의 맞춤형 개발 제품들이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27일 LG전자 마스크형 공기청정기가 받은 전파 적합성 평가는 제품 판매 이전에 마지막으로 거치는 절차다. LG전자가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를 이른 시일 안에 선보일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전파 적합성 평가와 실제 출시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도 있는 만큼 LG전자가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를 실제 시장에 출시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도 “전파 적합성 평가를 받은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 출시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출시 여부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