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과 한앤컴퍼니가 에이치라인해운 투자자 교체를 위한 펀드 조성을 통해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인수합병(M&A)시장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과 한앤컴퍼니 인수합병시장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인수전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왼쪽)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과 한앤컴퍼니가 효성캐피탈 인수전에서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효성그룹은 지주사체제 전환에 따라 효성캐피탈 매각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와 한앤컴퍼니는 최근 에이치라인해운 투자자 교체를 위해 3조1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는데 인수합병시장에서도 전략적 협력할 여지가 크다.
이전부터 효성캐피탈 인수와 관련해 사모펀드와 금융지주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강화는 모든 금융지주사의 과제”라며 “힘을 실어줄 만한 좋은 금융회사가 매물로 나왔다고 판단되면 하나금융그룹과 한앤컴퍼니가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적극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지주사체제 전환에 따라 올해 안에 효성캐피탈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중국 핑안보험그룹 등 해외 금융사까지 효성캐피탈 인수를 위한 자료를 받고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그룹과 한앤컴퍼니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효성캐피탈 인수전에 나선다면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는 MBK파트너스와 우리금융지주가 손을 잡으면서 롯데카드를 사들이는 데 성공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놓고는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우리금융지주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강력한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금융지주사가 인수에 참가하면 인수 거래에 신뢰성이 높아져 인수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효성캐피탈을 인수하면 기존 하나캐피탈과 시너지효과를 통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캐피털사는 개인대출 및 자동차금융 등의 매출이 높다. 반면 효성캐피탈은 산업기계와 공작기계 등 산업설비 관련 금융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하나금융그룹으로서는 외형 확대와 함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기준 효성캐피탈의 영업자산 가운데 설비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리테일금융(20%), 자동차금융(12%) 등 순이었다.
한앤컴퍼니도 효성캐피탈을 인수하면 자동차 할부금융과 산업·공작기계 설비금융 등 영역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 한온시스템 등 전통적 제조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효성캐피탈을 통해 기계설비 리스를 일으킬 수 있다. 또 2018년 SK엔카를 인수해 케이카로 이름을 바꾼 뒤 설립한 케이카캐피탈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앤컴퍼니는 2019년 2월 롯데캐피탈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그룹과 한앤컴퍼니는 15일 에이치라인해운의 출자지분 매매를 위한 계약(SPA) 및 공동업무집행사원(Co-GP)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하나금융그룹과 한앤컴퍼니가 펀드를 공동으로 설립한 뒤 한앤컴퍼니의 기존 펀드가 보유한 에이치라인해운 지분 100%를 인수하는 구조다. 신규 펀드가 설립되면 기존 한앤컴퍼니 펀드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지분을 넘기고 이익을 실현하게 된다.
펀드 규모는 3조1천억 원으로 하나금융그룹이 약 1조8천억 원을 조달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에이치라인해운 공동투자는 하나금융그룹과 한앤컴퍼니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인수합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