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과 더케이손해보험이 판매채널을 넓히고 장기보험 판매를 늘릴 기반을 갖추게 됐다.
두 회사는 재무 건전성 악화로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비슷한 처지였는데 대주주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
▲ 박윤식 MG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권태균 더케이손해보험 대표이사 내정자. |
27일 MG손해보험에 따르면 자본확충과 임원진 구성을 마무리하고 영업전략을 포함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4월 MG손해보험 대주주 변경에 따른 자본확충에 참여한 투자자 면면을 살펴보면 MG손해보험이 보험 판매채널을 넓히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형 독립법인대리점(GA)인 리치앤코는 MG손해보험에 200억 원을 투자했다.
리치앤코는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 3106명을 보유하고 있다. MG손해보험 전속 설계사 963명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리치앤코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MG손해보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을 통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공략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은 MG손해보험 자본확충에 200억 원을 직접 투자했으며 리파이낸싱(재융자) 1천억 원의 주선도 맡았다.
MG손해보험은 2017년 말 기준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원수보험료 2500억 원가량을 거뒀지만 지난해 말에는 약 640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하나금융지주에 품에 안긴 더케이손해보험도 지주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판매채널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2월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70%를 한국교직원공제회로부터 770억 원가량에 인수했다.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뒤 6월1일 '하나손해보험'으로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화영업조직을 통한 보험판매 비중이 70%가 넘는 더케이손해보험은 판매 채널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나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 하나카드와 카드슈랑스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 대표이사로 권태균 전 하나캐피탈 부사장을 내정한 것도 보험분야 경험보다는 계열사와 협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 11곳 가운데 MG손해보험과 더케이손해보험만 금융당국의 권고하고 있는 지급여력비율 150%를 밑돌았다.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117.1%, 더케이손해보험은 127.7%로 집계됐다.
두 회사는 재무 건전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기보험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장기보험은 오랜 기간 보험료를 지급하고 보험금을 지급받기 때문에 고객들이 재무 건전성 위기에 처한 두 회사의 보험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MG손해보험은 4월 2천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마무리했다. 지급여력비율이 200% 수준으로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케이손해보험도 하나금융지주로 자본확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3분기에 더케이손해보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