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기존 면세사업자들을 붙잡기 위해 임대료 추가 감면방안을 내놓을까?
면세점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면세점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더욱 완화된 임대조건을 내놓을 것이라는 시선이 늘고 있다.
14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5일 열리는 롯데, 신라, 신세계 면세점과 간담회에서 임대료 추가 감면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 8월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구역 가운데 대부분이 아직 새 임대사업자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 사업자들이 임대료 문제로 떠난다면 사상 초유의 면세점 공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8월 계약이 끝나는 인천국제공항 8곳의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새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을 2월 말 진행했지만 2곳이 유찰됐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기업 4곳이 잇따라 사업권을 포기해 입찰공고를 한 8곳 가운데 2곳만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한 6곳이 공실로 남지 않으려면 기존의 면세사업자들이 남아 영업을 이어가야하는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기존 사업자들을 붙들기 위해 기존에 내놓은 20% 인하 이상의 임대료 추가 감면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재입찰 공고를 5월 안에 내더라도 새 면세사업자가 9월에 영업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어버린 만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기존 사업자들을 붙들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 면세사업권을 받아도 브랜드 배치 계획, 제품 수급 등 면세점을 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9월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최근 항공업계 대기업을 지원하는 대책도 내놓고 있어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정부의 대책에 발맞춰 면세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기업들에게 추가 지원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면세점업계는 품는다.
정부는 12일 국무회의에서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원을 항공업과 해운업에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통과시키고 다른 업종은 금융위원회가 소관부처의 의견을 듣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추가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며 항공·면세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그동안 면세점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려 온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고통을 분담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그동안 달마다 면세사업자들로부터 800억 원 가량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신라는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1분기에 면세사업부문에서 매출 8492억 원, 영업손실 490억 원을 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1% 감소했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국내 공항면세점 매출은 2019년 1분기보다 42%나 감소했다.
그동안 면세점을 운영하며 막대한 이익을 거둔 대기업들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원해줄 필요가 없다는 비판적 시선도 있다.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2019년 4분기에는 면세사업을 통해 매출 1조4109억 원, 영업이익 701억 원을 거둬들였다.
면세점업계 다른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면세점을 지금까지 공실로 둔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임대조건을 완화해서라도 기업들이 면세점 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15일 면세점3사와 간담회가 잡혀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임대료 인하 등 구체적 방안 등이 나올지는 회의가 끝나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