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부터 금융당국의 경영관리 대상에 포함됐는데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때문인 만큼 실손보험료 인상이 절실하다.
한화손해보험은 2019년 8월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RAAS) 결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평균 140%대에 이르는 등 보험영업 건전성이 나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급여력비율(RBC)도 9월 말 기준으로 225.7%로 업계 평균(260%)을 밑돌았다.
한화손해보험은 MG손해보험, 흥국화재 등과 함께 실손보험료를 한 자릿수로 인상하라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적용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고 있는 금융당국조차 한화손해보험이 실손보험료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사장이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높게 설정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보험료를 높여야 하는 점을 인정받았더라도 여전히 눈치를 보지 않을 수는 없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019년 12월 열린 공·사보험 정책협의체에서 “보험료 인상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비 축소 및 보험금 누수방지 등 보험회사의 자구노력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된 MG손해보험은 평균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10% 이내로 조정할 것으로 파악된다.
보험료 인상에 따른 고객이탈 가능성도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결정하는데 고려될 수 있다.
실손보험은 보장내용에서 보험사마다 큰 차이가 없는데 같은 수준의 보험료로는 대형 손해보험사와 고객 확보 경쟁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 사장은 2016년, 2017년 실손보험료를 인상할 때 대형 손해보험사들보다 인상률을 낮게 잡았다.
2017년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는 실손보험료를 18.9~27.3% 올렸는데 한화손해보험은 17.7% 올렸다. 2016년에도 대형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를 20% 이상 보험료를 인상한 것과 비교해 한화손해보험 인상률(17.9%)은 낮았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고객 이탈 등을 고려해 보험료 인상률을 다른 보험사보다 낮게 설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실손보험료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해 실손보험 가입 고객이 신 실손보험으로 계약을 전환하도록 유인하는 데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은 2009년 9월 이전에 판매된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구 실손보험)과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 2017년 4월부터 판매된 신실손보험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신실손보험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등이 특약으로 빠져 손해율이 70~80%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