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비은행 강화를 통한 성장동력 마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 KDB생명보험 등 다양한 보험사가 매물로 나오는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부문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 태도를 보일지 시선이 몰린다.
28일 증권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지주가 앞으로 이익 성장세를 지속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기준금리 인하, 은행 간 경쟁 심화 등 경영환경이 악화한 데다 최근 ‘파생결합상품 손실’까지 불거지면서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가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생결합상품 손실 이후 하나은행이 신탁보수, 수익증권 수수료 등이 줄었고 하나금융투자 실적 증가세도 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3분기 수수료수익은 5901억 원으로 이전 분기보다 9.3%, 누적 기준으로는 2.3% 감소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3분기 순이익이 이전 분기보다 35.2% 크게 줄었다.
하나은행은 최대 수입원인 순이자마진에서도 성장을 꾀하기 어려워 당분간 하나금융지주의 실적 둔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 올해만큼 큰 폭의 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순이자마진이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에 이자이익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가 최근 매물로 나왔거나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더케이손해보험, KDB생명, 동양·ABL생명 등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을 제외한 비은행부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마저 지지부진해지면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 부문강화가 더욱 절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가 최근 매물로 나온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할 것으로 유력하게 관측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손해보험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지 않은 데다 지난해 말 ‘하나손해보험’의 상표 출원을 마쳐 이전부터 손해보험사를 인수할 금융지주로 꾸준히 꼽혀왔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더케이손해보험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실사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케이손해보험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금융지주와 사모펀드를 상대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고 인수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안에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 BIDV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지어야 하는 만큼 또 다시 인수합병에 뛰어들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7월 BIDV 지분 15%를 1조249억 원에 인수하는 대규모 계약을 맺고 올해 연말까지 베트남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은 뒤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인수합병과 관련한 사실은 확인이 어렵다”며 “시장에 나오는 모든 매물은 일반적으로 한번씩 검토를 거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