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이수앱지스 대표이사가 기존 항암제 내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난치암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희귀질환 치료제시장을 공략해 수년째 적자를 이어오는 이수앱지스의 흑자전환을 노린다.
▲ 이석주 이수앱지스 대표이사.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9월27일에 열리는 유럽종양학회에서 이수앱지스의 난치암 치료제 ‘ISU104’가 초기 임상단계에도 불구하고 발표할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수앱지스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능력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이수앱지스는 이수그룹이 2000년대 초반부터 투자를 시작한 치료제 개발 계열사다. 대주주는 이수화학이며 3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수앱지스는 설립 첫 해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흑자를 거둔 적이 없다.
이수앱지스는 2018년에도 개별기준으로 매출 167억4600만 원, 영업손실 125억7300만 원, 순손실 129억8900만 원을 내면서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수앱지스의 적자행진을 끊어 내기 위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게 되면 일정 기간 독점권을 확보하고 일반의약품보다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어 안정적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제약사에게 세금 감면과 임상비용 지원, 시판허가 승인 뒤 7년 독점권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한다.
이 대표가 주목하고 있는 희귀질환 치료제시장은 연간 12%씩 성장하며 2024년 기준으로 25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이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수앱지스가 개발한 치료제는 시장에서 효율성과 가성비가 검증된 치료제로 당장 선진시장에 뛰어든다 해도 가격과 효능 면에선 따라올 제품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에서 ISU104의 임상1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1월에 마친 ISU104 임상1상 1단계에서 안전성을 확인하는 등 긍정적 연구 결과를 확보한 상태다.
ISU104는 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속하는 ErbB3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 치료제다. ISU104가 억제하는 ErbB3은 약물의 내성을 지니게 하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어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난치암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분석기관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두경부암과 유방암, 직장암의 내성이 생긴 환자 수는 세계적으로 각각 52만 명, 130만 명, 122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현재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임상1상을 유방암과 대장암 등으로 확장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ISU104의 특허등록으로 경쟁사의 진입을 막는 전략을 구사하며 치료제의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특허를 추가 취득하면서 지적재산권을 확보해 독점적 권리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단계별 임상시험도 박차를 가해 난치암 환자들에 새로운 치료대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