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가 국내 2차전지 생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6일 "일본 주요 배터리 소재기업은 자율준수프로그램 기업 리스트에 포함돼있어 단기적인 생산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미미하다"며 "자율준수프로그램(CP) 기업을 통해 특별일반포괄허가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 LG화학이 생산하는 2차전지.
최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전략 품목의 수출은 일반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방식으로 변경된다. 개별허가는 처리기간이 90일 이내이며 6개월마다 갱신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자율준수프로그램 기업에게는 화이트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국가에 전략물자를 수출해도 '특별일반포괄허가'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별일반포괄허가를 적용 받으면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국가들이 받는 수출허가 간소화와 거의 비슷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화이트리스트에 오른 국가가 일반포괄허가를 받는 데 걸리는 처리기간은 평균 1주일이며 허가유효기간은 3년이다. 일반국가가 자율준수프로그램 기업과 거래하기 위해 특별일반포괄허가를 받는데 걸리는 처리기간도 1주일이며 허가유효기간도 3년이다.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수입허가를 받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조건이다.
강 연구원은 "일본의 2차전지 주요 소재기업은 자율준수프로그램 기업으로 등록돼 있다"며 "향후 2차전지 생산업체들이 해외공장 중심으로 증설하면서 그 영향은 더욱 미미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소재 중 파우치셀의 경우 일본 수입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나 일본의 주요 생산업체인 DNP, 쇼와 덴코 등은 자율준수프로그램 기업이라 수입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국내 업체들의 기술자립도도 높다. 국내 2차전지 생산업체들은 양극재의 자체생산이 가능하며 내재화 비율을 높이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엘엔에프, 유미코어 등 국내외 업체로부터 조달할 수도 있다.
배터리 분리막의 경우 LG화학은 분리막 제조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습식분리막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는 등 내재화가 상당부분 진행됐다.
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은 국내에서 생산량 비중이 줄어들고 미국과 유럽, 중국 공장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본 무역제재 관련 리스크는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