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올해 메모리반도체업황을 놓고 부정적 전망을 다시 내놓았다.
모건스탠리가 최근 반도체업황과 관련해 내놓은 예측이 상당 부분 들어맞은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반도체사업 실적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14일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주가는 하루만에 3.72% 떨어져 마감했다.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올해 안에 반도체업황 회복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은 영향을 받았다.
증권분석지 배런스에 따르면 조셉 무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반도체기업들이 올해 실적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점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D램업황의 어려움이 크다"고 바라봤다.
모건스탠리의 예측대로 올해 D램업황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영업이익을 대부분 D램에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큰 타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무어 연구원은 "최근 이어진 반도체업황 침체가 단기간에 반전을 꾀하지 못할 것"이라며 "반도체기업들의 재고는 늘고 있는 한편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반도체기업들의 올해 1분기 재고량은 18년 만에 최대치를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반도체 고객사들은 이런 상황을 반영해 지난해 말부터 큰 폭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무어 연구원은 낸드플래시와 D램 평균 가격이 올해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한편 D램 출하량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세계 메모리반도체업황은 모건스탠리가 지난해 9월 반도체시장과 관련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뒤 급격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숀 김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당시 "D램 수요가 약해지고 낸드플래시 공급 과잉이 심각해지며 반도체 고객사의 가격 저항도 커져 상황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및 평균가격이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모건스탠리의 예측이 적중했던 셈이다.
모건스탠리가 이번에는 올해 내내 반도체업황이 침체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반도체사업 실적에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건스탠리의 반도체업황 예측이 빗나간 적도 있다.
모건스탠리는 2017년 12월 보고서에서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D램 공급량이 늘어나며 반도체업황이 2018년에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메모리반도체의 역대급 호황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보면서 모건스탠리의 예측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국내 증권사들은 메모리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올해 하반기부터 모두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반등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만 반도체기업의 투자 축소, PC와 서버용 반도체의 수요 반등으로 올해 반도체업황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