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콘텐츠가 재밌어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지인들로부터 들으면 마음이 뿌듯하다. 5G 기술을 활용해 더 실감나는 콘텐츠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하 부회장이 구글이라는 강력한 동맹군을 확보해 실감나는 5G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 발 나아가게 됐다.
13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구글’과 협력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하면서 콘텐츠산업을 이끌어가겠다는 하 부회장의 계획에 힘이 실리게 됐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5대5의 비율로 펀드를 조성해 올해 상반기 안에 ‘3D VR(가상현실) 파일럿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맡고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이 콘텐츠를 독점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협력으로 강력한 유통채널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세계적으로 한 달 동안 유튜브 이용자 수는 19억 명에 이른다. 세계인들은 매일 10억 시간을 유튜브 영상 시청에 쓴다. 국내 유튜브 이용자는 3천만 명(지난해 11월 말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가 제작한 콘텐츠들이 유튜브라는 거대 플랫폼을 통해 국내 뿐 아니라 세계인에게 노출이 되는 것이다.
특히 구글이 K팝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점은 앞으로 LG유플러스와 구글의 협력관계가 공고해질 것이라는 데 기대감을 더한다.
이상민 LG유플러스 전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구글이 K팝 유통에 상당한 관심을 품고 있다”며 “가상현실 콘텐츠를 3D로 제작하면 공연장을 마치 실제로 옮긴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제작하기로 한 콘텐츠들도 주로 K팝 콘텐츠들에 집중돼 있다.
한류 스타의 개인 일정이나 한류 스타 공연과 백스테이지 투어, 스타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숙소 투어, 스타의 개인공간 엿보기 등을 3D로 제작해 콘텐츠 소비자들이 마치 스타와 함께 하고 있다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하 부회장은 콘텐츠 강화를 통해 LG유플러스의 5G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대표이사 취임 때부터 구상했는데 이 3D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강자로 부상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CES에서 “5G(세대)통신 시대를 맞아 통신업체가 소비자에게 가장 최고의 서비스를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라며 “VR·AR 분야에서 만큼은 1등을 하고 싶다”고 말한 하 부회장의 포부가 과장이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프로야구, 골프, 공연 서비스 등 미디어 중계 서비스를 비롯해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유료 방송 콘텐츠로 도입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 부회장은 5G 시대에 이런 콘텐츠들을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던 만큼 구글과의 ‘3D VR 파일럿 콘텐츠’에 이런 자체 콘텐츠들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 부회장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접목한 각종 야구, 골프, 아이돌TV 콘텐츠들을 어떻게 고객에게 프로모션할지 고심하고 있으며 아주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생각은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넷플릭스도 이 플랫폼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놓고 하 부회장은 “5G를 통해 전체 인터넷동영상 서비스업체와 통신업체 사이의 제휴가 어느 정도까지 가는 것은 결국 고객의 판단”이라며 “고객이 더 좋다고 생각하면 가는거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미디어 공룡이라고 불리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11월부터 LG유플러스의 IPTV인 ‘U+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단독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만약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수만 가지 해외 드라마와 영화 등 해외 콘텐츠 및 여러 한국 콘텐츠들이 3D로 구현된다면 LG유플러스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도 있다.
하 부회장은 CES 기자간담회에서 “긴장감이 교차된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이 사업하는 처지에서 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 부회장의 열정이 LG유플러스의 콘텐츠사업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LG유플러스의 콘텐츠사업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업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