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곧 비상경영조치를 내놓는다.
시한부 사장이지만 경영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이 저수익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꼬리를 물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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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
24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고재호 사장이 이르면 26일 늦어도 27일경 비상경영조치를 발표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임원인사와 함께 구체적 사업계획을 제시해 대내외적 불안요소를 해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차기 사장 임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비상경영조치에 자회사를 포함한 임원인사, 조직개편, 올해 사업계획안 등이 포함된다.
이 조치는 고재호 사장이 시한부 사장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경영이 위기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협의를 거쳐 마련된 것이다.
고 사장은 “이번 비상 경영조치를 통해 2014년 달성했던 세계 1위 수주실적의 동력을 기반으로 대우조선해양을 해외선주들에게 가장 신뢰받고 존경받는 조선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한치의 공백도 없이 철저한 경영을 바탕으로 회사를 더욱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과연 비상경영조치가 효과를 낼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임기가 보장되지 않은 사장이 조직개편을 하고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후임사장이 오면 다시 조직개편과 사업계획을 바꿀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실적에 대해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7.3% 감소한 3조766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8% 증가한 1055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점쳤다.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해 늘지만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31%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저가수주한 선박의 매출비중이 늘어나 1분기에 저수익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유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조선부문 매출총이익률이 4.95%로 2013년과 비교해 2%포인트 이상 하락했다”며 “지난해 4분기 일회성 이익 800억 원을 감안하면 4분기 해양부문 매출총이익률도 6.63%수준으로 올해의 경우 추가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채권이 1조5451억 원으로 전년 대비해 16.6% 감소했으나 이미 인도한 선박에 대한 상환유예채권이 1조 원 수준이라 추가부실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르면 5월 초 임시주총을 열어 사장을 선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도 확정된 일정은 아니다. 고재호 사장의 시한부 체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확실하다.
현시한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은 “세계 조선경기의 불황속에 회사를 책임질 사장을 아직까지 인선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면서 “적어도 5~6개월 이전에 새 사장에 대한 인선을 끝내야 했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산업은행이 사장 인선문제를 잘못 풀면서 회사 분위기까지 엉망으로 만들어 생산성 향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수주경쟁 등에서도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다”고 비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