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18-10-12 16: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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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12월에 3년 임기를 마친다. 유종의 미를 생각할 때인데 '저축은행을 향한 인식 개선'에 여전히 매달려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연쇄 영업정지 사태가 벌어진 지 7년이 지났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고금리 대출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아직도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고객들의 시선이 따뜻해지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회장 임기를 두 달여 남긴 상황에서도 저축은행의 인식 개선에 계속 힘쓰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15일부터 전국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2018 저축은행 광고, 캐릭터 공모전’의 응모를 받기 시작한다. 이번 공모전은 저축은행의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2016년 7월에는 6년 만에 저축은행 홍보영상을 제작했다. 그 뒤로 광고 제작 활동을 이어가면서 올해 4월에는 저축은행 홍보를 위한 2기 직원모델을 선발하기도 했다.
저축은행업계는 2011년에도 텔레비전 영상광고를 제작해 방영하면서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했었으나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를 시작으로 저축은행 부실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자 광고를 중단했다.
이 회장은 광고 외에도 ‘1사1교 금융교육’ 등 사회공헌활동도 추진했다. 이 회장은 저축은행중앙회와 결연을 맺은 학교에 여러 차례 직접 방문해 강연을 하고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이 회장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을 맡으면서 “저축은행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저축은행업계가 국민들에게 따뜻한 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디지털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였다. 제대로 된 은행의 기능을 해야 신뢰도가 올라간다는 판단으로 시작했다.
2016년 12월 선보인 저축은행 공동 모바일 금융 애플리케이션 ‘SB톡톡’은 이 회장의 대표적 실적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은 기존에는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어 각 저축은행별로 정해진 권역에서만 영업을 할 수 있었지만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층을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저축은행은 중소형 규모이다 보니 그동안 모바일 플랫폼을 차제적으로 개발할 여력이 부족했다.
저축은행의 고객층을 젊은층으로까지 넓혔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기존 저축은행 주요 고객층은 40~50대 였으나 SB톡톡은 이용자의 70%가 20~30대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젊은 고객이 늘어났다는 것은 미래의 고객을 확보해 성장성이 밝아졌다는 의미도 있다”며 “모바일 플랫폼을 마련한 덕분에 성장기반도 마련하고 저축은행의 인식도 더욱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첫 금융지주 회장 출신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14명의 전임 회장 가운데 12명이 관료 출신일 정도로 민간 은행 출신이 드문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저축중앙회를 맡기 전에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맡았다.
관료 출신이 아니라는 한계 때문에 금융당국에 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오기는 한다. 그러나 업계 전반적으로는 이 회장에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일부 현안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중앙회장의 역할에 아쉬워 하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저축은행의 인식 개선과 전산망 교체, 모바일 플랫폼 마련 등 공이 많아 이 회장의 연임을 원하는 목소리가 있을 정도로 전반적 평가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