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지난해 저조한 경영성적표를 내놓았다. 하이트진로는 매출이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2%나 급감했다.
맥주사업이 부진했고 엔화약세로 소주 수출도 부진했다.
김 사장은 올해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신제품 '뉴하이트'와 크림생맥주 '맥스생'의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
◆ 맥주사업 부진, 영업이익 42% 급감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37억 원으로 전년보다 42%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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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이 1조8723억 원으로 전년보다 1.3%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12억 원으로 73%나 감소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신제품 뉴하이트 출시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며 “엔저현상으로 일본 수출의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이유는 국내 맥주사업에서 위상이 추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사업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244억 원을 기록했으나 15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소주사업부가 94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크게 대비된다.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은 2011년 오비맥주에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뒤 점유율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국내 맥주시장은 지난해 변화가 많았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4월 ‘클라우드’ 맥주를 출시한 데다 소비자들이 수입맥주와 수제맥주에 관심을 보였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4월 ‘뉴하이트’를 출시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238억 원의 누적 광고비를 지출했다. 전년보다 16% 늘어난 것이다. 통상 마케팅이 집중되는 4분기에 광고비 부담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하이트진로는 일본사업에서 '역마진'까지 겪었다. 엔화약세로 수출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본 것이다.
하이트진로의 일본법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470억 원으로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일본법인의 3분기 누적 총포괄손실은 15억 원에 그쳤다.
◆ 김인규, 올해 맥주사업 전략은?
하이트진로는 크림생맥주 제품인 ‘맥스생’과 신제품 ‘뉴하이트’를 주축으로 올해 맥주사업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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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 '뉴하이트'(왼쪽)과 '맥스' |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맥스생의 지난해 판매량은 940만 상자로 2013년에 비해 28.2%나 늘었다. 맥스 전체 판매량에서 맥스생의 비중도 지난해 62%를 넘어섰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부드럽고 맥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크림생맥주의 인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주력했던 ‘드라이피니시d’ 대신 ‘뉴하이트’ 판매에 집중하기로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해 맥주시장 흐름은 카스, 뉴하이트, 클라우드, 수입맥주 4파전이 될 것”이라며 “카스가 최근 여러 논란에 주춤하고 있어 하이트진로는 뉴하이트를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하이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3627억 원으로 드라이피니시d보다 6배 이상 많다. 드라이피니시d 매출은 같은 기간 590억 원 수준에 그쳤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부터 맥주 영업조직을 통합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2차 거래처 담당조직을 확대했다. 또 물류시스템을 통합해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힘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