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스플레이시장의 주도권이 중국 패널업체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LCD업황 개선을 바라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패널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투자계획을 구체화해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
이순학 한화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LCD 평균 가격이 상승하면서 디스플레이업체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패널업체들의 생산량도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연초부터 꾸준히 하락하던 LCD 패널 평균 가격은 7월 들어 소폭 상승한 뒤 8월에도 크기별로 2~10%에 이르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상반기에 부진했던 TV 수요가 6월부터 회복되며 TV업체들의 패널 수요가 늘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패널 가격 하락으로 생산량을 줄이다 업황 호조로 출하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연구원은 "TV 수요가 계속 호조를 보이지 않는다면 LCD 패널 공급 과잉이 나타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패널업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의 가파른 가격 하락으로 상반기에 부진한 실적을 봤다. 하반기에는 LCD 패널 평균 가격 상승에 힘입어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내년부터 중국업체로 패널시장의 주도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대응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파악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략과 투자계획을 발표해야 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 패널의 생산을 어느 시점에 얼만큼 확대할 지 결정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중국 패널업체들은 LCD 패널 기술력과 생산 능력에서 이미 선두업체였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패널에서 실적 타격을 만회하려면 올레드 패널과 같은 차세대 기술에 투자를 늘려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중국업체의 LCD 경쟁력이 계속 높아지며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의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