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IT기업의 서버 투자 확대 여부를 놓고 증권사들의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서버용 반도체의 수요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어 IT기업들의 투자전략에 촉각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미국 주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와 동영상 콘텐츠기업의 성장성이 둔화하며 데이터 트래픽 증가율도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넷플릭스 등 미국 주요 IT기업의 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 뒤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량 증가율이 예상보다 부진한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IT기업들의 데이터 트래픽 감소가 서버 투자 감소로 이어져 결국 내년 상반기까지 D램 수요 약세를 이끄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회관계망 서비스와 동영상 콘텐츠의 데이터 사용량이 세계 전체 서버의 30%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트래픽 감소가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서버용 D램의 수요 증가율은 1분기 66%, 2분기 47%를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29%까지 낮아질 것"이라며 "내년까지 서버 투자 감소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에서 데이터서버 투자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IT기업들은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위해 투자를 오히려 더 크게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 연구원은 음성인식 기술과 인공지능 등 방대한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구글과 아마존 등 상위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서버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글로벌 주요 IT기업의 서버 투자 흐름을 놓고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PC와 스마트폰의 수요 둔화로 서버용 D램에 갈수록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어 IT기업들의 서버 투자전략 변화에 촉각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유 연구원에 따르면 서버용 D램은 지난해 2분기부터 전체 D램 가운데 가장 가파른 수요 성장률을 보여 왔다. 최근 계속된 D램 평균 가격 상승세도 서버용 D램이 주도했다.
서버용 D램 수요가 침체되기 시작하면 반도체업황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 연구원은 "서버 D램 수요 증가율의 둔화는 D램업황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도 연구원은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관련산업이 성장하며 메모리반도체 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