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순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가 여신금융업 대출 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NH농협캐피탈 이익구조를 다각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여신금융전문회사의 대출에 10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범 운영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보다 더욱 강하게 가계대출을 규제하는 방법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차주의 대출 부담을 산정할 때 주택담보대출과 다른 대출의 원금과 이자 부담을 고려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총부채상환비율의 기준에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 전세대출, 카드론 등 모든 금융권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추가로 고려해 더 엄격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는 현재 시중은행과 상호금융조합에서 시행되고 있는데 여신전문금융회사까지 규제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데 제동을 걸기 위한 금융감독원의 조치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8년 1월~7월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4천억 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액 2조5천억 원보다 76%나 늘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여신전문금융회사 가계대출의 가파른 증가세는 가계는 물론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건전성에도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신전문금융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대출 확대가 어려운 시점에서 가계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여신전문금융회사로서는 더욱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고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이익 다변화를 통해 가계대출 규제를 넘고 NH농협캐피탈을 키우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농협의 특성을 살린 ‘농·축협 연계 특화사업 상품’ 판매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협약을 맺은 지역의 농·축협 조합원들에게 시장 평균금리 4.5%보다 낮은 2.4%의 금리로 자동차 및 산업장비 구입자금을 대출해 준다. 시장 반응이 좋아 협약 가입 지역이 2017년 116곳에서 올해 6월 기준 1008곳으로 늘었다.
고 대표는 8월에 경상북도, 경상남도, 충청남도 등 각 지역 농협조합장들을 만나 연계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NH농협캐피탈은 7월에 디티앤인베스트먼트와 함께 200억 원 규모의 농식품펀드를 조성하는 등 농업특화사업에서 꾸준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고 대표는 NH농협캐피탈의 기존 사업에서 새로운 대출상품을 개발하는 것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8월 말 기준으로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자동차소유신용대출, 아파트거주신용대출, 주택소유자우대론, NH임직원론 등 4개의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캐피탈이 3개를 준비하고 있고 아주캐피탈, 하나캐피탈 등 다른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대부분 1~2개의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양한 상품 개발에 앞서가고 있다.
NH농협캐피탈의 기초체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우선 신용등급이 높아졌다. 한국기업평가는 1일 “위험관리 강화를 통해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고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이익기반을 안정하고 있다”며 NH농협캐피탈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고 대표는 "신용등급 상향으로 선두권 회사와 동등한 조달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지속성장과 함께 해외 신사업 및 투자금융 확대로 새로운 수익처를 계속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캐피탈의 총자산은 2분기말 기준으로 2017년 말보다 4601억 원 늘어난 4조5853억 원이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267억 원을 거둬 2017년 상반기보다 50% 정도 늘었다. 고정이하비율과 연체율도 1%대로 나타나 자산 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NH농협캐피탈 관계자는 “NH농협캐피탈은 농협이라는 고유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범농협 시너지를 확대할 것”이라며 “NH농협경제지주의 움직임에 발맞춰 해외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