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대표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의 판매단가가 유럽에서 급락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경쟁사들이 램시마의 시장 점유율을 뺏기 위해 출혈 경쟁을 펼치고 셀트리온도 이에 대응하면서 ‘치킨게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피하주사제형 제품인 램시마SC 개발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현재 일부 유럽시장에서 최저 가격이 오리지날 바이오의약품 최초 가격의 30%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의 판매대행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램시마는 오리지널 제품이 가격을 낮추면 이에 맞춰서 가격을 추가로 인하해왔다”며 “램시마의 최근 유럽지역 전체 평균 판매가는 오리지널 제품 최초 가격의 5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램시마의 매출 비중도 급감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2분기에 매출 1838억 원, 영업이익 152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9.9%, 영업이익은 66.7%가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램시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18%였다. 셀트리온의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가 47%, 허쥬마가 24%, 기타가 11%였다.
램시마는 지난해 2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체 매출의 82%가량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는 18%로 급감한 것이다.
램시마는 셀트리온의 간판 제품으로 미국 존슨앤존슨 자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의약품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다.
셀트리온은 2013년 8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램시마 판매 허가를 받았고 2014년부터 유럽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이후 램시마는 유럽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2분기에 램시마의 매출 비중이 갑자기 줄어든 이유는 판매량과 무관하다.
램시마의 2분기 유럽시장 점유율은 53%수준으로 올해 1분기보다 소폭 올랐다.
램시마의 매출비중이 급감한 이유는 미국지역 매출 미반영과 더불어 유럽에서 경쟁사들의 가격 할인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단가를 급격하게 낮췄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판매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플릭사비’의 유럽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가격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램시마 최저 판매가격도 지난해 오리지널의 60~70% 수준에서 현재 30%대까지 떨어졌다. 출혈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도스도 올해 2분기에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제슬리’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앞으로 램시마 판매에서 가격 할인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돌파구로 피하주사형 제품 ‘램시마SC’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피하주사제형 제품인 ‘램시마 SC’의 임상3상을 마치고 올해 4분기에 유럽의약품청에 램시마SC 판매 허가를 신청한다.
피하주사제형 제품은 의약품을 투여받기 위해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정맥주사 제형과 달리 환자가 사용 주기에 맞춰 의약품을 자가 투여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레미케이드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모두 현재 정맥주사로만 투여가 가능하다.
램시마SC가 출시되면 편의성을 무기로 차별화에 성공해 경쟁 제품들보다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은 “셀트리온은 올해 4분기에 램시마SC의 유럽 판매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2019년 하반기에 판매가 가능해지고 유럽에서 영업이익률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