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개방형 전략을 앞세워 자체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1월 삼성 개발자회의에서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의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와 어플리케이션 개발 지원도구(API)를 공개한다.
▲ 삼성전자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 로고. |
외부 서비스 이용자들도 빅스비 사용자로 포섭해 ‘빅스비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번 공개를 통해 빅스비가 다른 하드웨어 기기나 소프트웨어와 연동될 수 있게 되는 만큼 사용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장착된 빅스비를 통해 경쟁회사의 가전제품을 작동한다거나 카카오택시, 배달의민족 등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 '갤럭시홈'을 내놓은 데 이어 향후 새 태블릿PC에도 빅스비를 탑재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계획을 밝히면서 2020년까지 모든 기기에 음성인식과 스마트홈 관련 기능을 적용해 내놓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는데 이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빅스비 가입자 수는 3450만 명으로 실사용자 수는 이에 절반인 1650만 명 정도다. 향후 빅스비와 연동되는 일반 가전제품 수가 늘어나면 이 숫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중심으로 두고 궁극적으로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모두 연결할 수 있는 거대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지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전략그룹 상무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빅스비 설명회에서 “플랫폼을 지닌 나라가 되는 게 꿈”이라며 “빅스비팀은 글로벌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TV를 포함한 다수의 가전제품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라는 소프트웨어 경쟁력까지 더해지면 갈수록 치열해지는 스마트홈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마트홈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회사 외에 네이버, 카카오 등 IT회사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모두 눈독을 들일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이지고 있다.
국내에서 신축되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까지 스마트홈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많아지면서 스마트홈은 ‘떠오르는 시장’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스마트홈시장은 11조 원대를 보였지만 2019년에는 2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LG전자는 현재까지 빅스비 수준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고, 네이버와 카카오나 SK텔레콤, KT 등은 자체 하드웨어 기반이 삼성전자만큼 튼튼하지 않은 데다 글로벌시장으로 나아가기에는 구축해둔 인프라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춰 궁극적으로 빅스비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키우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은 가전회사 뿐만 아니라 통신사, IT회사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며 “삼성전자가 글로블 플랫폼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