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과 혁신성장 예산을 늘린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 증가율은 당초 계획인 7%대 후반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460조 원 이상의 슈퍼예산이 편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총리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고용이 악화되고 혁신성장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며 내년 예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먼저 대형 토목·건축 등 전통적 사회간접자본사업은 지난해 정부 예산안 17조8천억 원보다 늘리되 국회에서 증액한 19조 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편성하기로 했다.
도시재생이나 주택 등 생활혁신형 사회간접자본은 올해 예산 8조 원보다 대폭 증액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환경 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역밀착형 생활인프라 사회간접자본 예산도 7조 원 이상 편성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생활혁신형 사회간접자본은 일자리와 경제 혁신을 낳을 것”이라며 “전통적 사회간접자본사업도 지역 일자리와 지역경제와 관련이 있어 당초 축소하려던 것을 일부 조정해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말했다.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도 늘린다. 내년 연구개발 예산을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 이상 편성하기로 했다. 기초연구지원을 늘리고 뇌과학·지능형반도체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수소경제, 블록체인, 공유경제 등 플랫폼경제 4~5개 분야와 초연결지능화, 스마트공장, 스마트농장, 핀테크, 에너지신산업, 스마트시티, 드론, 자율주행차 등 8대 혁신성장 선도사업에도 5조 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혁신성장 선도사업에 바이오를 추가하겠다고 예고했다.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바이오 전문센터를 건립하는 등 바이오분야 인력 양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6일 삼성전자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바이오 분야 지원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8대 선도산업에 바이오산업을 넣는 것은 삼성그룹과 논의한 결과가 아니라 이전부터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이 간담회에서 요청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약값 자율화 문제는 “복지부와 식약처 등 관계 부처와 신중하게 검토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에서 대기업은 중요한 동반자”라며 대기업을 계속 만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LG그룹, 현대차그룹, 신세계그룹, SK그룹, 삼성그룹에 이은 6번째 대기업 방문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자영업자 문제와 관련해 정책을 통한 인위적 자영업자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 부총리는 “자영업자는 우리 경제의 완충 역할을 해온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자생할 수 있고 자존감을 품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음주 중으로 자영업자 대책을 발표한다며 환산보증금 기준액 상한 인상, 자영업 관련 근로장려금(EITC),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 세제 지원 등을 들었다.
김 부총리는 공공기관 직무급제 도입을 놓고 “현장에서 수용가능하도록 점진적으로 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호봉제를 직무급으로 가는 문제는 단칼에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폭염에 따른 경제 영향과 관련해서 “조업일수 단축과 경제활동 위축이 예상되지만 거시경제에 큰 영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일부 농축산물 피해는 농식품부 예비비가 부족하면 기재부 예비비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