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그룹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분기에 시장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데다 중국정부로부터 ‘짝퉁’이 범람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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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
마윈 회장은 중국정부 고위관리를 정식 고소하기로 하는 등 위기에 정면으로 대응하려 한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42억2천만 달러를 올렸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보다 40%나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예측한 44억4천만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9억57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줄어들었다.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이런 알리바바 실적에 실망을 나타냈다. 이날 알리바바 주가는 11% 이상 급락했다. 알리바바는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 110억 달러가 증발했다.
알리바바가 가짜상품을 정품보다 많이 판매한다는 논란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중국정부는 28일 백서를 내고 알리바바 쇼핑몰인 타오바오몰의 정품판매가 37%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또 알리바바가 무기 등 금지상품을 판매하고 직원들이 뇌물을 받아 상품 검색순위를 조작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알리바바가 기업공개를 하는 점을 감안해 이런 조사결과 발표를 늦춘 것으로 전해진다.
알리바바는 중국정부가 공정하지 못한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타오바오몰에서 10억 개 제품을 파는데 단 51개만 표본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이 보고서를 작성한 중국의 관리들을 정식으로 고소하기로 했다.
마 회장도 “온라인 가짜 상품은 업계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그러나 관련 상품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야후가 실적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400억 달러 상당의 알리바바 주식을 독립 투자법인인 ‘스핀코’로 넘기기로 한 점도 주가폭락에 영향을 미쳤다.
알리바바의 주가폭락으로 마윈 회장의 자산가치도 줄었다. 마 회장의 자산은 하루 만에 14억 달러가 증발했다.
미국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마 회장의 이날 재산은 중국 부동산 재벌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보다 4억 달러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중국 최대 부자 자리도 왕 회장에게 넘어갔다.
알리바바는 여전히 성장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조세프 차이 알리바바 부회장은 “알리바바는 모바일환경으로 전환을 장기적 관점으로 보고 있다”며 “타오바오몰의 가입자는 매월 2억6500만 명씩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