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급격히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에너지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이통3사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KT는 에너지 운영 관리 플랫폼인 ‘KT-MEG’을 통해 스마트에너지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SK텔레콤은 클라우드 기반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을 상용화해 적용영역을 넓히고 있다. LG유플러스도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에너지절감 솔루션 보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사업은 언뜻 보면 통신사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분야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에너지사업이 통신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라고 판단하고 있다. 통신사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에너지 관리에 접목하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한 SK텔레콤 스마트시티 유닛장은 7월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을 구축하며 “에너지비용 상승, 전력 위기 등을 계기로 에너지 효율화에 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며 “통신사는 선도적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에너지비용을 절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물인터넷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에너지 설비로부터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최적의 에너지 절감방안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을 이미 전용 사물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있는데 2019년 5G가 상용화되면 사물인터넷의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사업은 통신사가 보유한 인공지능 기술과도 접목될 수 있다. 고객의 에너지 사용 유형을 통신사의 인공지능 엔진이 분석해 고객 맞춤형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신용식 SK텔레콤 사물인터넷사업부문 팀장은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통신사는 자체 사물인터넷망을 활용해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데이터를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해 분석해 에너지 소비 효율화, 에너지 저장·거래 등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에너지정책도 이통3사의 스마트에너지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2018년 7월12일 SK텔레콤과 현대자동차 관계자가 에너지 소비 효율화를 위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구축한 열병합발전 시스템 및 FEMS 솔루션을 점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늘리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생산설비 증설만으로는 목표달성이 쉽지 않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화력발전 등 기존 에너지보다 비용 대비 전력 생산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6% 수준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 효율화가 필수적으로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통3사에게는 사물인터넷 등 통신기술이 적용되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통3사가 최근 무선사업의 부진을 메우기 위해 비통신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만큼 에너지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2020년 스마트에너지사업에서 매출 1조 원을 내겠다는 구체적 목표까지 세웠다.
KT는 블록체인,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전력 중개사업에도 진출한다. 전력 중개사업은 중개사업자(예를 들면 KT)가 1MW 이하의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시설, 에너지저장장치 등에서 생산하거나 저장한 전기를 모아 전력시장에서 거래를 대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미향 KT 융합사업추진담당 상무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KT는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형태의 사업모델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개인거래 등 지금보다 훨씬 개방된 에너지시장도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