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생산량 감소의 여파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한국GM은 군산공장을 현행 2교대에서 1교대로 바꾸려고 한다. 노조는 고용불안이 가속화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평공장 통합 움직임도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일단락 됐지만 일부 업무는 계획대로 통합을 진행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
한국GM은 국내 생산량이 계속 줄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GM은 한국GM의 강성노조를 비판하고 있고 노조는 회사가 일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 군산공장 부평공장 갈등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조합원 30여 명은 26일 전북 군산시청에서 군산공장의 1교대제 전환을 반대하고 고용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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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 |
이들은 "회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더니 이제 해고를 이야기한다"며 "회사는 군산공장의 1교대 전환시도를 중단하고 비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한국GM 군산공장은 2013년까지 연간 15만 대 규모의 유럽수출 물량을 생산했다. 하지만 지난해 모기업인 GM이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 철수를 결정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현재 한국GM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60%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2월 군산공장의 근무체제를 주간연속 2교대제에서 1교대제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노조와 갈등이 시작됐다.
노조는 군산공장이 1교대제로 전환되면 비정규직 600여 명과 정규직 200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주장한다.
장경대 한국GM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주간 연속2교대제에서 1교대제로 바뀌면 비정규직 부문에서 고용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회사가 1교대제 전환을 밀어붙이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생산량이 줄어들면 잉여인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부평공장에서도 공장 통합문제로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다. 회사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공장과 2공장을 통폐합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노조의 반발로 생산라인 통합계획을 포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 한국GM은 2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을 1공장에서도 생산하려던 계획을 포기했지만 도장 2부와 프레스부 등 2공장에 있던 부서 일부를 1공장으로 옮기려는 계획은 계속 추진하고 있다.
◆ 생산량 늘릴 뚜렷한 방안 없어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GM의 내수점유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생산량은 줄고 있기 때문에 노조가 반발하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GM이 생산량을 늘릴 대책은 세우지 않고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데만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GM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15만4천 대를 판매하는 등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생산량은 계속 감소했다. 한국GM은 2011년 81만 대를 생산했지만 지난해 62만9천 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국내시장에서 판매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호샤 사장이 올해 국내에 10종의 신차를 내 놓겠다고 공언했지만 그 가운데 몇 대나 국내에서 생산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GM이 한국GM 노조를 강성노조로 지목하고 회사 경쟁력을 악화하는 원인으로 보면서 한국GM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슈테판 야코비 GM북미총괄 사장이 “한국에서 노사가 신뢰를 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GM은 한국GM을 친환경차 같은 고부가가치 차량의 생산 기지로 삼기보다 높은 인건비를 핑계로 생산량만 줄여 왔다”며 “문제를 풀기 위해 노조와 대화하기보다 본사의 지침을 하달하는 방식으로 일방적 경영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