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길면서 채권처럼 해마다 일정한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으로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애초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6월7일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주문이 2억 달러를 밑돌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미뤘다.
그 뒤 7월 수요예측을 다시 진행하는 등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해외채권을 발행하기 위한 외국환거래신고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7월 안에 추진한다는 계획에 변동이 없다”며 “미국 중국 등 세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기재부와도 발행계획을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정부의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박 회장은 기내식 공급회사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배임·횡령 등 의혹을 놓고 검찰 수사선 위에 올라 있다.
또 도자기 등 밀수 의혹도 불거져 나와 앞으로 관세청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아직 밀수 시기 등을 놓고 구체적 제보가 없는 만큼 박 회장의 밀수 의혹을 조사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구체적 제보가 나오면 수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단에 자발적 자구계획을 내고 이를 토대로 양해각서를 맺어놓고 있다.
자발적 자구계획에서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전환사채와 영구채를 발행하는 등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한 것도 자구계획 이행의 핵심 수순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자발적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채권은행단의 지원을 받기 힘들어질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안에 채무 1조9천억 원을 갚아야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 말 별도 기준으로 유동부채 2조1236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부채는 1년 이내에 상환해야하는 부채를 말한다.
아시아나항공 유동부채 가운데 단기차입금 4500억 원은 만기가 연장될 것으로 한화투자증권이 바라봤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들어 유동성을 늘리는 데 힘을 쏟아왔다.
상반기 에어부산 지분과 인천 제2격납고 담보대출,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CJ대한통운 지분 매각,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매각,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9200억 원가량을 조달했다.
앞으로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실현하는 등 방식으로 4천억 원을 더 확보하고 영업활동을 통해 생기는 현금으로 나머지 5800억 원가량을 확보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올해 안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지 않으면 미래 매출 등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와야 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