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재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코스닥 2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거래소> |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을 글로벌 기술주시장으로 키우기 위해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와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길재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코스닥시장 개장 2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내실 강화와 글로벌 외연 확장을 두 개 축으로 삼아 코스닥시장을 글로벌 초일류 기술주시장으로 키우겠다”며 “코스닥시장의 글로벌 확대를 위해 최근 창조혁신의 메카로 부상한 선전증권거래소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의 투자 수요를 늘리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의 우량 기술기업이 코스닥시장에 2차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길 위원장은 “한국 수출입 비중이 높고 한국사업을 다루고 있는 우량 기술기업이 주요 대상”이라며 “코스닥시장과 선전증권거래소의 우량주식(성장성 높은 기술기업)을 혼합한 상품성지수 개발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대표 IT 및 바이오종목과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의 대표종목인 화웨이와 ZTE 등으로 혼합구성된 지수를 개발하고 이와 관련된 주가연계증권(ETF) 및 상장지수채권(ETN) 등을 출시하는 방식이다.
중국 자산운용사는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코스닥150 ETF’를, 국내 자산운용사는 국내 코스닥에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의 주가연계증권을 각각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구조적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인다.
길 위원장은 “코스닥시장에 대표기업이 부족하고 시장 신뢰도 등과 관련해 문제를 꾸준히 지적받은 만큼 잘 알고 있다”며 “우량기업의 코스닥시장 진입을 늘리도록 상장특례요건을 개선하고 '코스닥 라이징스타' 선정방식에 정성적 요인을 포함시키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9년부터 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기술력과 성장성을 지닌 기업들을 ‘코스닥 라이징스타’로 뽑고 있다. 선정된 기업들은 상장 유지비용을 면제 받고 기업설명회(IR)나 기업 분석보고서 발간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길 위원장은 “불성실공시법인 등 공시역량을 높이고 공시위반에 따른 규제 차등화도 검토할 것”이라며 “성공한 코스닥 우량 상장기업이 코스닥시장에 남아있도록 하는 유인하는 제도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가 1월11일 내놓은 ‘코스닥시장 활성화방안’은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코스닥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 규모는 6조3천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0.2% 불었다. 기관투자자의 외국인투자자 비중은 13.7%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코스닥 기술상장 특례를 신청한 기업 수는 9곳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곳 늘었고 이를 통해 상장한 기업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곳 늘어난 6곳으로 조사됐다.
상반기에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도 5곳으로 나타나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길 위원장은 “신속한 제도 개선을 통해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첫 단추를 잘 채웠다”며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시장 활성화방안은 신속한 규정 개정과 사업 실시 등으로 후속 절차를 충실하게 이행해 큰 틀은 잡혔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