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6-22 16: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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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기업공개(IPO) 주관 경쟁에서 1분기의 부진을 씻어내고 선두권 회사들을 본격적으로 뒤쫓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증권은 현재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회사 6곳의 기업공개를 주관하고 있다. 1곳은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고 5곳은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전병조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다른 증권사와 같은 기준(2018년 상장한 기업 포함)으로 비교해도 미래에셋대우(7건), NH투자증권(7건), 대신증권(7건)을 바짝 따라붙었고 한국투자증권(4곳)과 삼성증권(4곳)을 제쳤다.
1분기에는 KB증권이 주관사를 맡은 기업들의 상장이나 상장예비심사 신청과 승인 등의 실적이 전무했지만 최근 들어 관련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셈이다.
KB증권이 기업공개를 단독 주관하는 비료회사 대유는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KB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지정한 크리스에프앤씨, 아시아나IDT, 디지캡, HDC아이서비스, 명성티엔에스도 5월에 상장 예비심사를 줄줄이 신청했다.
이 기업들의 공모 흥행 전망도 밝은 편이다. 대유는 연간 매출 200억 원선과 영업이익률 20%대를 꾸준히 유지한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아시아나IDT와 HDC아이서비스는 대기업 계열사다. 골프웨어회사 크리스에프앤씨와 디지털콘텐츠 솔루션을 개발하는 디지캡도 개별 업권에서 안정적 실적을 내고 있다.
이밖에 KB증권은 미래에셋그룹의 벤처투자계열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 바이오회사 파멥신과 브릿지바이오, 전기차부품회사 와이엠텍, 중국 회사인 신광화기계유한공사 등과 상장 주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관계자는 “기업공개 주관과 관련된 영업을 충실히 진행했던 성과가 중장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양호한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SME(중견중소기업)금융본부를 통해 상장을 준비할 가능성이 있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대상으로 폭넓은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에 힘쓰면서 상장 주관계약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KB증권이 KB국민은행과 KB인베스트먼트 등과 연계해 유망한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미리 사는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기업공개 주관과 맞물려 있다.
KB증권은 5월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회사들 가운데 명성티앤에스에 10억 원을 투자해 지분을 미리 사들인 것을 토대로 상장 주관계약을 체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상장 전 지분 투자를 하면 아무래도 그 기업의 상장 주관사를 찾는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쉽다”며 “KB증권이 2016년부터 상장 전 지분투 자에 힘을 실어오면서 기업공개 주관분야에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KB증권은 올해 기업공개를 주관하는 회사들 가운데 2017년에 상장을 단독으로 주관했던 제일홀딩스급의 ‘대어’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상대적 약점으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는 롯데정보통신, NH투자증권은 현대오일뱅크,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게임즈 등의 상장 주관사를 맡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국민은행 등과 연계해 규모가 큰 기업의 상장 주관을 맡기 위한 영업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제일홀딩스와 같은 사례를 중장기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