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가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늦게 부동산투자신탁사업에 뛰어들어 선발주자 따라잡기에 바쁘다.
범농협 부동산을 동원해 사업을 빠르게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부동산투자신탁사업에 관심을 두고 자회사를 설립하며 본격적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2017년 11월 이사회에서 부동산투자신탁회사 NH농협리츠운용을 출범하기로 의결했다. 예비인가는 5월30일 받았고 8일 국토교통부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NH농협리츠운용은 7월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됐다.
NH농협금융지주까지 자회사를 설립하면 금융지주사 4곳 모두가 전문 부동산 투자 자회사를 보유하게 된다.
리츠라고도 불리는 부동산투자신탁은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큰 규모의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사업을 말한다.
최근 3년 사이 금융사와 유통사, 건설사까지 리츠사업에 뛰어들며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2년 9조5천억 원에서 2017년 31조8천억 원까지 투자 규모가 234.7% 확대됐다.
수익률은 2017년을 기준으로 평균 6%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NH농협금융지주는 뒤늦게 뛰어든 만큼 우선 범농협 차원에서 부동산 투자자산의 활용 개편 작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계열사 영업점으로 사용하던 부동산을 부동산투자신탁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몇몇 효율성이 낮은 영업점을 부동산투자용도로 전용하겠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의 농협하나로마트 유휴부동산을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NH농협금융지주는 부동산투자신탁 상품도 공모형과 사모형을 모두 개발해 투자의 범위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앞서간 금융지주사들의 부동산투자신탁사들을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NH농협리츠운용은 정부가 권장하는 공모형 상장리츠는 물론이고 사모형 상장리츠 상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며 “범농협 차원의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에는 많은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의 투자금을 공모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형 상장리츠와 큰 규모의 자금을 개별적으로 끌어모으는 사모형 상장리츠가 있다.
사모형 상장리츠는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규모가 큰 자금을 각각 넘겨받기 때문에 다소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 큰 수익을 노린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NH농협리츠운용보다 한발 먼저 설립된 신한리츠운용은 공모형 상장리츠만 취급한다. 정부가 2017년 11월부터 국민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상장리츠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과 발맞춘 것으로 보인다.
NH농협리츠운용이 범농협 부동산자산을 투자상품으로 잘 활용하면 신한리츠운용보다 본격 사업에서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신한리츠운용은 본인가를 2017년 10월에 받았지만 첫 번째 상품은 7월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애초 3월에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계열사 소유 건물에 투자가 불발되면서 외부 투자처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