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6-03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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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등을 기반으로 소규모 전력 중개시장에 진출한다.
KT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전력 중개사업 시스템’ 개발을 마쳤다고 3일 밝혔다.
▲ KT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전력중개사업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에 진출한다고 3일 밝혔다.
전력 중개사업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등으로 생산하거나 저장한 전기를 중개사업자가 전력시장에서 대신 거래하는 사업을 말한다.
KT는 2016년 전력중개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뒤 관련된 시스템을 소규모 발전사업자들과 함께 개발해 2년여 만에 작업을 마쳤다.
소규모 전력 중개사업을 도입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도 5월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사업을 진행할 법적 기반도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KT는 하반기 안에 전력 거래소에서 주관하는 전력 중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일정에 맞춰 본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KT는 전력 중개사업 시스템에 에너지 통합관제 플랫폼 ‘KT-MEG’의 인공지능 분석엔진 ‘이브레인(e-Brain)’을 연계해 발전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KT 블록체인’도 활용해 고객회사와 발전량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수익도 실시간으로 정산할 수 있다.
발전사업자와 중개사업자는 기존에 저장한 발전량의 장부를 각각 대조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정산했다. 이 때문에 일주일이나 1개월 단위로 정산을 할 수밖에 없었고, 둘의 장부가 일치하지 않으면 어느 쪽이 맞는지도 알아봐야 했다.
이를 감안해 KT는 발전량, 발전시간, 전력가격(SMP) 등 수익 정산에 필요한 정보를 블록체인 방식으로 고객회사와 공유해 실시간으로 정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KT 관계자는 “블록체인 방식을 적용해 정보를 위조하거나 변조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만큼 복잡한 정산을 반복하거나 검증하지 않고 ‘스마트 컨트랙트’만으로 정산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새 거래를 할 때마다 참여자들이 개별적으로 지닌 온라인 거래장부에 ‘블록’이 만들어지고 이 내용을 ‘체인’처럼 연결하는 방식이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 시스템 안에서 거래의 일정 조건이 만족되면 참여자 사이에 거래가 자동으로 체결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전력 중개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이미향 KT 융합사업추진담당 상무는 “블록체인 기술은 여러 참여자 사이의 거래를 효율화하는 데에 적합해 전력중개사업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며 “해외에서도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전력 중개사업이라는 신사업 진출을 블록체인이라는 최적화된 신기술을 활용하는 관점에서 다가갔다”며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모습의 사업이 생기고 앞으로 개인 사이의 거래 등 더욱 개방화된 에너지시장도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는 소규모 전력 중개사업을 시작으로 앞으로 수요반응(DR) 등 여러 스마트에너지를 상용화하는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 의료부문 등에서도 블록체인을 이용한 신사업을 2018년 안에 선보이기로 했다.
수요반응은 정부가 사전에 계약을 체결한 회사들을 대상으로 상황에 따라 전력 사용을 줄일 것을 지시하고 관련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