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모든 새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수요 급감에 대응해 올해 시설 투자 계획을 중단했는데 다시 공장 증설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30일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모든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할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며 "관련 부품업체들이 실적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 경제일보 등 외국언론은 최근 애플이 내년 아이폰 신제품을 기획하며 모든 모델에 LCD 대신 올레드패널을 탑재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약 3천만 대 분량에 그쳤던 애플의 올레드패널 수요가 올해 8천만 대, 내년 1억6천만 대 정도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애플에 중소형 올레드를 독점공급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런 변화에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중소형 올레드 수요를 노려 지난해까지 공격적으로 증설 투자를 벌여왔다. 지난해 시설 투자에 사용된 금액만 약 14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애플의 첫 올레드 탑재 스마트폰 '아이폰X' 판매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초부터 공장 가동률 하락의 영향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올해 예정돼 있던 새 올레드패널 공장 증설 계획도 사실상 백지화됐다.
블룸버그는 모든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이 탑재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현재 생산 능력으로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등 다른 고객사에도 물량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던 중소형 올레드공장 증설이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 애플 아이폰 올레드 공급을 추진하는 경쟁업체가 신규 공급업체로 진입한다고 해도 수요를 맞추기에는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유안타증권 연구원을 인용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중소형 올레드 생산량은 500만 ~1천만 대에 그친다"며 "내년까지는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워 애플에 아이폰용 중소형 올레드를 공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BOE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올레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실제 제품에 적용된 사례가 적고 기술 개발기간도 짧아 애플 아이폰 패널 공급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는 여전히 생산성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격차가 크다"며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의존도를 더 높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이 실제로 내년 출시할 아이폰에 모두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나온다. LCD패널보다 가격이 비싸고 디스플레이업체들도 아직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낸다면 규모의 경제 효과로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애플도 패널 수급처를 여러 기업으로 다변화할 이유가 적어진다.
블룸버그는 "올레드패널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미래'로 꼽히고 있지만 높은 가격이 시장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애플이 탑재를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