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2016년 말과 2017년 말 두 차례에 걸쳐 국내외 증권사 등에 자본 확충방안과 관련해 컨설팅을 받은 결과에서 두 번 다 기업공개가 최선이라는 답을 받았지만 여전히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늘리고 있다.
교보생명은 2017년 7월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해외에서 발행한데 이어 2018년에도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그동안 2021년에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 확충방안을 검토해왔는데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1월 말에 “교보생명 상장시기는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생명보험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를 기다리겠다는 태도다.
상장 작업의 기초가 되는 자산가치를 평가하는 기준도 새 국제회계기준 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제도의 적용 상황을 파악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2021년에 도입되는 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문제는 재무적투자자와의 약속이다. 교보생명은 2012년에 재무적투자자인 어피니티컨소시엄에게 2015년까지 상장하겠다고 약속하고 1조2천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받았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 구성됐다.
신 회장 및 특수관계인은 교보생명 지분 39.45%를 보유하고 있고 2대주주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지분 24%를 들고 있다.
교보생명이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약속한 기업공개 시점이 2년 반을 넘기면서 일부 재무적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방안을 요구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재무적투자자들은 컨설팅 결과에서 기업공개가 최선의 방안으로 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교보생명이 여전히 별다른 상장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시장에서 적정가치를 못받을까 두려워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이 새로 도입되는 제도의 윤곽을 기다리는 상황이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한없이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10월까지 신지급여력비율제도 도입에 따른 보험사별 영향을 평가하는 계량영향평가(QIS)를 마무리하기로 한 만큼 10월을 전후로 재무적투자자의 상장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재무적투자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다시 기업공개 상장시기를 약속하거나 이들의 지분을 인수할 새 투자자를 찾아야할 것”이라며 “어느 쪽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을 시장에 공개적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