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최근 주요 투자자산을 국내 채권과 주식 위주에서 기업대출과 외화증권 등으로 확대하면서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릴 기반을 쌓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채권의 투자수익률이 떨어지고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기업여신과 사모펀드 등 수익률 높은 대체투자와 해외투자의 비중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리는 1분기 실적에서 기업대출 8011억 원으로 집계돼 2017년 같은 기간보다 173.4% 증가했다. 기업대출 수익률도 3월 기준 5.17%로 2017년 같은 기간 2.76%를 웃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한 4조1132억 원 가운데 외화증권도 33.4%에 이르렀다. 2017년 1분기 27.8%와 비교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코리안리가 2016년과 2017년 연속으로 순이익 하락을 이어갔다가 1분기에는 2017년 같은 기간보다 34.1% 많은 순이익을 거둔 데에도 투자영업이익 증가가 뒷받침됐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부동산대출과 사모펀드 등의 대체투자를 확대해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안리는 투자운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보험영업수익부문에서도 해외 수재부문의 손해율 안정화에 힘입어 차츰 호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북미 지역의 허리케인 등 대규모 자연재해에 따른 해외 수재부문의 손해율이 급등해 보험영업수익이 줄었지만 올해는 ‘역기저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리안리는 1분기 기준으로 해외 수재부문 손해율이 62.96%로 집계됐다. 2017년 말 65.05%보다 2%포인트가량 떨어졌다.
2017년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글로벌 보험 손실액이 급증했기 때문에 최근 5년 동안 조금씩 떨어지던 글로벌 재보험 요율이 상승으로 돌아선 점도 실적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 요율은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가입금액과 비교한 보험료의 비율로 높을수록 보험영업이익도 늘어난다.
코리안리는 1분기 전체 수입보험료의 22.4%를 외국수재부문에서 올리는 등 해외 재보험계약의 비중이 높아 글로벌 재보험 요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남북관계 정상화도 코리안리의 향후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이 활성화되면 정체돼 있던 국내 재보험시장도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추진했을 때 관련된 일반보험료만 4천억 원 가까이 집계되면서 코리안리의 당시 매출 증가율을 4%포인트 정도 끌어올린 전례가 있다.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도 2015년 초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지역에는 기반시설이 없어 보험시장에 들어가면 연 20~30%씩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남북 경협과 관련된 공단, 자원, 항만, 철도 등의 건설이 본격화되면 일반보험과 재보험에 미치는 ‘승수효과’는 충분히 클 것”이라며 “코리안리는 국내 시장의 성장한계로 해외 수재 확대를 추진해 왔던 만큼 남북 경제협력은 큰 성장의 기회”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