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9일 서울 광화문 아펠가모에서 열린 출입기자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에서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처리할 방안을 스스로 내놓으라고 다시 요구했다.
삼성생명이 해결방안을 내놓으면 앞으로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도 보였다.
최 위원장은 9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문제는 재벌개혁과 관련된 점도 있지만 자산편중에 따른 리스크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삼성전자 지분을 소유해 얻는 배당수익이 꽤 괜찮았겠지만 삼성전자에 충격이 생기면 삼성생명으로 전달되는 리스크도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자산 대비 주식비중은 14%로 나타나 1% 미만인 다른 생명보험사와 비교해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에 큰 변화가 생기면 삼성생명은 다른 보험사보다 20배를 넘는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최 위원장은 예상했다.
삼성생명이 스스로 해결방안을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거듭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 문제는 시장에 미치는 충격 등을 감안할 때 단순히 금융위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경영권 문제도 있으니 금융당국이 이 문제에 답을 내놓을 수도 없고 삼성생명이 이 문제를 가장 잘 아는 만큼 삼성이 스스로 해법을 내놓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투기자본의 경영 위협 가능성과 관련해 실제 그럴 우려가 있다면 그 상황을 잘 아는 회사가 그것까지 감안해 자발적 개선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이 해결방안을 내놓으면 정책을 세우는 데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가 보는 것은 삼성생명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삼성생명이 금융시장과 소액주주 등 다수 이해관계자, 투자자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단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면 앞으로 정책방향에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법률 개정 논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도 관련 사항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에게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라고 압박을 넣는 것이 소위 ‘삼성 때리기’ 아니냐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최 위원장은 “이번 사안의 목적이 특정기업을 대상으로 정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금융시장 안정을 책임지는 금융당국이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을 놓고 시장참가자들에게 사전에 대비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기본적 책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