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지주사 SK가 SKE&S, SK실트론, SK바이오팜 등 성장성있는 비상장 자회사를 많이 보유해 기업가치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25일 “SK가 지배하고 있는 에너지, 반도체, 바이오부문에 걸친 비상장 자회사의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 회사들의 기업가치는 14조 원 수준으로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을 비롯한 상장 자회사의 지분가치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SK의 비상장 자회사 가운데 올해 실적 전망이 가장 밝은 곳은 SKE&S와 SK실트론이다.
SKE&S는 도시가스와 발전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과거에는 도시가스가 매출의 80%를 차지했지만 점차 액화천연가스(LNG) 위주의 발전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
2017년 2월 파주발전소가, 4월 위례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해 SKE&S는 올해부터 발전소 추가에 따른 양적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발전소는 모두 90%가 넘는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또 2017년부터 원전 이용률 하락 등의 여파로 전력 도매가격(SMP)이 오르면서 SKE&S의 영업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양 연구원은 “정부 정책이 친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LNG발전의 중요도는 중장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SK가 보유한 SKE&S 지분 90%는 현재 6조3천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SK가 2017년 8월에 인수를 마친 SK실트론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실트론의 주력 제품인 웨이퍼는 반도체산업 호황으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SK실트론은 지난해 영업이익 1327억 원을 거뒀다. 2016년보다 290% 증가한 수치다.
SK실트론은 올해도 영업이익이 50% 이상 늘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 구미에 4천억 원을 들여 반도체 웨이퍼 공장을 증설하는 등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4천억 원 가운데 3098억 원은 2017년 3분기에 선수금으로 반영했다.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1%는 현재 1조5천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SK의 100% 자회사 SK바이오팜은 신약 임상시험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미국에서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노바메이트는 연간 1조 원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신약으로 평가받는다. 양 연구원은 세노바메이트의 가치를 2조2천억 원으로 평가했다.
양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SK그룹이 조만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시급하지 않다”며 “지배구조보다는 SK가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가치 상승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